“탄핵 반대” “부정선거 조사해라”, 헌재 자유게시판에 탄핵 찬반 글 쇄도

헌재 자유게시판에서 찬반 여론 다툼 시작
탄핵안 가결되자 찬반 집회도 헌재로 향해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접수한 헌법재판소가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심리절차에 돌입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판준비기일과 증거조사 절차 등을 결정하고, 증거 조사 등을 관장할 수명재판관 2명을 지정 및 헌법연구관들로 구성되는 법리 검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 위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위한 관련 절차에 나선 가운데 헌재 홈페이지로 탄핵 기각과 인용을 각각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탄핵 관련글이 3500건을 넘었다. 헌재 게시판은 평소 하루 1~3개 게시물이 올라오는 데 불과했으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수백건이 쇄도하고 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헌재 게시판에 의견을 남겨달라며 관련 링크를 걸어둔 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안모씨는 헌재 게시판에서 “국가 체제를 전복시키고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선거관리위원회 부정 선거 조사가 필요하다”며 “종북 간첩세력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야한다. 입법, 사법, 행정의 기능을 마비시킨 민주당 폭거에 나라의 비상 사태에 대한 비상 계엄은 정당하다”고 윤 대통령의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의 정당성 주장과 뜻을 같이 했다.

유모씨는 “윤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며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국회에서 계엄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면 최소한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한 후 탄핵소추를 해야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건 전과자 이재명을 방탄하는 것이다”며 “여론의 정치재판은 하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이밖에 “감성떼법에 휘둘리지 말고 법리대로만 판결해달라” 등 헌재가 여론과 무관하 법리대로만 판단해주길 주문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반면 탄핵은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국민의 명령”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정모씨는 “대통령은 입법부와 사법부의 독립을 존중하며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준수해야하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훼손하는 발언과 행보, 국민을 배제한 혼자만의 판단으로 헌법적 가치를 흔들어 놓았다”며 “헌재는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결정을 해달라”고 했다.

김모씨는 “국민들이 공포심에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잘못을 반성하지 않아 국민들이 분노하게 하고, 끊임없이 남 탓을 하며 선동과 거짓을 일삼는 이가 어떻게 국민과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며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모씨는 “부디 탄핵 결정을 통해 잃어버린 삼권분립의 균형을 되찾고 이후 민사상·형사상의 책임도 빠짐없이 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갔다. 9명의 헌법재판관은 오전 10시 전체회의에서 변론 준비기일 등 구체적인 향후 일정을 논의하고 확정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 재판관도 이날 정한다. 주심 재판관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처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공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관들은 사건을 변론준비절차에 회부하고, 증거 조사 등을 관장할 수명 재판관 2명도 지정할 계획이다. 탄핵심판 심리를 도울 법리검토 태스크포스 규모도 확정짓는다.

또한 이날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청구서 등본을 송달하고 사건이 접수됐음을 통지하며 답변서 제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피청구인은 헌재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의무사항은 아니라 윤 대통령이 답변서를 낼지는 미지수다.

헌법재판소는 180일 안에 탄핵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통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국정 공백을 감안해 서둘러 결론 내려왔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헌재 탄핵심판 결정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다.

한편 진보성향 단체 촛불행동은 16일부터 탄핵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헌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보수성향 단체들 역시 헌재 앞 집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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