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들이 음주 운전을 말리는 시민을 매달고 그대로 차를 몬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해 8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횟집에서 남편과 식사하던 중 술에 취한 남성 4명이 식당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자 해당 차량 앞을 막아선 뒤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술에 취한 이들은 낄낄대며 A씨를 비웃고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음주 운전 차량을 이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A씨는 필사적으로 차에 매달렸다.
[JTBC 사건반장 캡처] |
A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는 멈추지 않았고 운전석 뒷좌석에 앉은 남성이 욕설을 뱉으며 조롱하고 팔을 때렸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 부부가 촬영한 영상에는 “우리 집 가서 한 잔 더 할까?”, “우리 같이 가자”, “그런데 가다가 사고 나면 어떡해”라고 말하며 계속 웃는 남성들의 모습과 함께, 이들이 A씨를 매달고 주행하는 모습이 고스란 담겼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후에도 실랑이는 이어졌다. 당시 운전자는 대뜸 A씨에게 “저는 군의관이고, OO부대 소속이다. 어디 소속이냐”고 물었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해당 지역 해군사령부에서 근무 중인 중위, 대위 계급의 군의관으로 확인됐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운전자는 음주 운전 및 특수상해 혐의, A씨의 팔을 쳤던 남성은 음주 운전 방조와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군사법원에서 “A씨가 차에 매달려있다는 걸 몰랐다”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매달려있었는데 인지 못 할 리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달 운전자의 음주 운전 혐의만 인정해 벌금형 800만원을 선고했다. 다른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