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단지 아파트 상가 텅텅 비었는데…청량오락실의 ‘웃픈’ 인기

22일 방문한 아트포레스트 상가 ‘청량 오락실’
레트로 컨셉에 남녀노소 방문객 끊이지 않아
나머지 상가는 임대료 높아 여전히 ‘찬바람’


22일 ‘청량오락실’ 간판. 레트로 컨셉에 맞는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아파트 상가에 유년 시절 추억의 오락실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요즘은 아이랑 함께 동네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꼭 들립니다.”(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실거주자 A씨)

“초등학생 때 했던 갤러그 게임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일부러 찾았어요”(성동구 마장동 거주 50대 B씨)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청량 오락실 아트포레스트점’에는 22일 오후 내부의 많은 인파로 인해 붐볐다. 방문객들의 연령대는 다채로웠다. 40대·50대의 중장년층은 물론, 데이트를 즐기는 20대 커플과 부모님과 함께 게임을 즐기러 온 초등학생들까지 다양했다.

이 오락실은 당초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의 아파트 상가 ‘아트포레스트 청량리’가 상가입점 활성화와 홍보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에서도 찾는 등 반응이 좋아 운영 기간이 늘어난 상황이다.

청량오락실 내부 게임기에 사람들이 빼곡한 모습. 대기 인원도 발생했다. [정주원 기자]


아트포레스트 상가 관계자 B씨는 “중심상권이 아니고 아파트 단지 내부 상가인데도 외부에서 데이트코스나 즐길거리로 많이 찾아주신다”며 “특히 최근에는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오락실 외에도 청량리에 잘 맞는 레트로 느낌으로 구현된 청량사진관과 청량영화관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사진관에는 최근 유행하는 트릭아트 항공샷 포토 부스에서 촬영이 장당 3000원에 가능하고, 영화관은 사전 예약제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아트로포레스트 1층 공실 상가 모습. [정주원 기자]


그러나 이들 레트로 시리즈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상가는 빈 곳이 눈에 띄었다. 청량 오락실이 위치한 1층에는 아직 상업시설이 입점하지 않은 곳을 포함해 공실이 절반 가까이였고, 2층과 3층에도 공실이 드문드문 발견됐다. 지난해 5월 입주한 뒤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입점하지 못한 채 비어있는 상가도 많다.

현장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규모에 맞는 대형 아파트 상가가 들어섰지만, 유동인구가 적고 임대료가 비싸 패션·미용·프랜차이즈 업계 외의 다른 상업시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층은 임대료가 가장 비싸서 입주 이후로 쭉 비어있는 곳이 절반 가까이 될만큼 늦게 찬다. 권리금 없지만 전용면적 35㎡에 보증금이 5000만원이고 월세는 300만원 수준”이라며 “뒷문 쪽 공실은 피부과와 의류업체가 계약을 완료해 내년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2층에는 F&B 시설이 포진해 있는데 이곳에도 공실이 10여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전용 49㎡ 기준으로 보증금 2400만원에 임대료 220만원에 나와있다”며 “레트로 시리즈 흥행으로 최근 유동인구도 늘고 입소문도 탔으나 여전히 사업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임대료에 호실도 많아 공실이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아트포레스트는 총 219실 규모로, 지하 2층~지상 3층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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