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m 델리 로드’ 침이 꼴깍…롯데마트 천호점 가보니 [르포]

전체의 80% 식품으로 구성…27m ‘롱 델리 로드’
냉동식품 특화도…상반기 14곳에 ‘오늘 뭐 먹지’존


[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서울 강동구에 신규 매장 ‘천호점’을 열었다. 일대에 있는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 4개의 대형마트와 정면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그로서리 본질에 집중한 도심형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오픈 첫날인 16일, 롯데마트 천호점은 인파로 북적였다. 매장 규모는 1374평으로 일반 대형마트 영업 면적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테넌트(임대) 공간 없이 직영 매장으로 구성해 좁지 않았다. 특히 매장의 80% 면적을 신선과 즉석조리 식품으로 채워 장을 보려는 인근 수요에 적합해 보였다.

고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은 델리(즉석조리) 상품을 판매하는 ‘롱 델리 로드’였다. 천호점의 델리 특화 매장은 27m에 달했다. 전국 롯데마트 중 가장 길다. 일반 매장과 비교하면 50% 더 많은 델리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마트 제공]


‘월드뷔페’ 코너에서는 일식·중식·양식을 비롯해 아시안 음식을 아우르는 60여 개 상품을 배치했다. 가격은 3000~4000원대로 부담이 없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고르는, 조리 식품의 특성을 앞세운 차별화였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월드뷔페’를 처음 선보였다. 12월에는 전 지점에 입점시켰다. ‘월드뷔페’ 유무에 따른 점포간 매출은 15% 차이가 났다. 롯데식품은 즉석 식품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극편의성을 추구하는 고객이 늘었다”면서 “런치플레이션에 대비해 저렴한 가격의 상품 위주로 구성해 1만원 이내로 끼니를 해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냉동식품 특화매장인 ‘오늘 뭐 먹지(DMS)’존도 눈길을 끌었다. DMS는 ‘Daily Meal Solution’의 약자다. 천호점은 세 번째 DMS존이다. 다른 매장보다 특히 넓게 구성했다. 지난해 잠실점과 중계점에 도입한 DMS존은 8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리뉴얼을 통해 DMS존을 14개 지점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K-냉동식품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마트에 어떻게 접목할지를 고민하다 DMS존을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롯데마트 천호점 냉동식품 매장 모습. 신현주 기자


롯데마트 천호점의 비식품 매장은 전체 면적의 20%로 압축했다. 이중 60%를 PB(자체브랜드) ‘오늘좋은’ 제품으로 채웠다. 주요 가격대는 4900원, 7900원, 9900원이다. 롯데마트는 ‘오늘좋은’ 매장 1호점을 지난해 8월 동부산점에 열었다. 12월에는 서대전점에 2호점을 선보였다.

천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도 있다. 오픈을 기념해 선보인 ‘강동맥주’가 대표적이다.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을 20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유통업계는 서울 강동구의 마트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구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근태 롯데마트 천호점장은 “천호점을 기준으로 2㎞ 이내 36만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1㎞ 이내로 좁히면 30대 인구 비중이 전국 평균 대비 4% 높고, 1~2인 가구 비중도 7%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동구 일대 점포들이 노후화돼 새로운 점포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천호점을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조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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