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 연말까지 ‘두 자릿수’ 급락세와 대비
“‘저가 매력’에 外人 복귀로 수급 개선”
금리 인하 속도조절 호재로…신규 주주환원 기대감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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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각사 제공,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급등세를 보이다 ‘비상계엄 사태’란 정치적 리스크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은행주가 새해 들어 확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저가 매력’이 두드러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커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글로벌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이어진 게 금융주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면서다. 증권가에선 주요 은행주들이 내놓을 추가 주주환원책이 주가 우상향 곡선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 ‘KRX 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59% 상승했다.
종목별로 봤을 때 ‘4대 금융 지주’ 가운데선 KB금융의 상승 폭이 7.12%로 가장 컸고, 신한지주(3.88%), 하나금융지주(2.11%), 우리금융지주(0.98%) 등의 순서로 뒤따랐다.
이 밖에도 BNK금융지주(8.03%), JB금융지주(6.57%), DGB금융지주(5.87%), 기업은행(2.86%) 등도 신년 들어 강세장에 합류했다.
지난해 12월 금융주가 급락세를 면치 못했던 만큼, ‘저가 매수’를 위한 투심이 새해 들어 쏠리며 뚜렷한 반등장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와 뒤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 극대화한 정치적 리스크는 은행주를 직격했다. 그동안 은행주가 윤석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인 ‘밸류업’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만큼, 정책 동력 상실 우려로 인해 싸늘해진 투심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단기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수급 이탈과 환평가 손실 발생, 보통주 자본 비율 하락 등을 초래해 주가엔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전 거래일인 지난해 3일 종가 대비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30일) 종가까지 ‘KRX 은행’ 지수의 하락률은 무려 13.96%에 달했다. 종목별 수익률도 KB금융 -18.08%, 신한지주 -15.51%, 하나금융지주 -13.94%, 우리금융지주 -10.64%, JB금융지주 -20.39%, DGB금융지주 -12.33%, BNK금융지주 -7.60%, 기업은행 -5.54% 등으로 된서리를 맞은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주 약 66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면서 “1월 들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은행주 매도세가 약화했고, 일부 종목의 경우 순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수급상 우려 요인도 약화한 결과 주가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주요 금융주의 PBR은 KB금융 0.59배, 신한지주 0.47배, 하나금융지주 0.43배, 우리금융지주 0.37배, JB금융지주 0.66배, 기업은행 0.37배, BNK금융지주 0.35배, DGB금융지주 0.25배로 기준선으로 꼽히는 ‘PBR 1배’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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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향후 은행주가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 약화로 주가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이 오히려 금융주 주가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부과’ 등의 정책은 벌써 인플레이션을 자극 중이다. 견조한 고용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애초 4회였던 올해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2회로 줄이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금융투자협회가 ‘2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3~8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5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0%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월 83% 대비 2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은행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를 통한 이익 증대 기대감이 커지게 된다. 앞서 국내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른 2022년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55조9000억원으로 2021년 46조원 대비 21.6%나 많이 늘어났고, 2023년에도 59조2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한 바 있다.
다가올 2024년도 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신규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기대감 역시 은행주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든 은행이 지난해 (밸류업 정책에 부응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위험가중자산 성장률 관리를 통한 자본비율 방어와 초과 자본을 활용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면서 “올해 주가 향방은 이를 얼마나 잘 이행하는가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은행의 주주환원에 가장 관건이 되는 지표는 CET-1(Common Equity Tier1)이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을 의미하며 자본 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며 국내 금융지주는 일반적으로 CET-1비율 13% 이상 유지를 목표로 관리하고 있다. 일정비율(통상 13~13.5%)을 초과하는 경우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 활용하기 때문에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모두 CET-1 비율 12~13.5%를 주주환원정책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은 다양한 우려들이 이미 반영된 수준”이라며 “올해도 주주환원율 우상향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2024년도 4분기 실적과 연말 CET-1 비율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2월 초 발표될 4분기 실적발표 기간을 전후로 밸류업에 대한 우려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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