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30원선으로 가라앉아…트럼프 리스크 선반영됐나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 흐름

불확실성 여전, 시장 상황 지켜봐야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도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고환율 흐름에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어느 정도는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발언에 환율이 출렁일 정도로 시장 긴장감은 여전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왔고 그에 따른 시장 영향력이 외환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3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주간 거래가 1439.5원, 야간 거래가 1435.5원에 각각 마감한 데 이어 소폭 더 내린 수치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1431.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시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오르기 시작해 이듬달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까지도 146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나 이번주 초부터 안정화 흐름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과 함께 1430원대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행정명령이 이민과 에너지, 정부 효율화 등에 집중되면서 환율이 다소 진정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한다. 시장이 가장 경계했던 관세 상향 조치가 보류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물겠다고 밝혀 왔으나 막상 취임 당일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현재 환율 수준에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에도 초반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바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관련해 시장의 우려보다 완화적인 입장을 취했던 점이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 개선으로 반영됐고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관세 조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을 자극할 여지는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달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직후 환율은 1440원대 중반까지 급반등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만큼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에도 다음달부터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고 재무부 장관에 관세, 기타 무역 관련 세금을 징수하는 대외세입청(ERS) 설립을 검토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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