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사진만 남기고 빈손…성과 ‘0’ 국정협의회 [이런정치]

2차 국정협의회 개최 15분 전 무산

야당 “최 권한대행 대화 상대 인정 못해”

여야정 3+3 실무협의서 견해 차 확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을 이유로 2차 국정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정협의회는 개회 직전 취소됐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 준비된 국정협의회장이 텅 비어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던 국정협의회가 상견례만 하고 개점휴업 중이다. 2월 내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던 연금개혁, 반도체특별법,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은 이미 달을 넘겼는데, 3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터라 국정협의회 추가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었던 2차 국정협의회는 개최 15분 전 돌연 취소됐다. 국회의장실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15분께 “오늘 국회-정부 국정협의회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균열이 감지된 건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데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오면서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우 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일부 인용했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적이란 취지였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협의회 개최에 앞서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를 임명할 것을 촉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오전 중에 마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최 권한대행이) 오전 중에 꼭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오후에 국회에 와서 국정협의회에 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오후 입장문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대화 상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오늘 국정협의회 참석을 보류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예정이던 2차 국정협의회는 결국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각 현안을 두고 여야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차 국정협의회에서 연금개혁, 반도체특별법, 추경 편성 등 주요 의제에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데다 이어진 실무 협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최 권한대행과 우 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정협의회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과 직무정지로 발생한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31일 국정협의회 가동에 합의한 지 51일 만이었다.

이후 지난 24일과 2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 야당 간사 강선우 의원이 ‘여야정 3+3’ 실무협의를 벌였다.

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전 “애초 우리는 국회의장에게 실무 협의나 사전 원내회의를 통해 의제를 조율하고 합의에 이르면 그때 개최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며 “국회의장은 서로 이견이 있더라도 자주 얘기하다 보면 새 법안이 나올 수도 있으니 일단 개최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본 협의회에서 합의가 안 된다는 보장도 없고, 논의하다 보면 힌트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차 국정협의회가 무산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국정협의회가 열렸어도 별 진전은 없었을 것 같다”면서 “실무 (협상) 채널이라는 게 지금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3일 간의 3·1절 연휴가 끝나는 오는 4일,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만큼 연금개혁과 추경,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앞선 대통령 탄핵심판 때처럼 변론 종결 후 보름 내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달 국정협의회가 추가로 더 열릴 수 있을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만일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인용 결정을 하면 대선 정국이 곧바로 시작되고, 조기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면 여야는 대선 공약 발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는데,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와 정부가 모일 명분이 약해진다.

국회와 여야는 각각 국정협의회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냈다. 우 의장은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를 속히 임명하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국정협의회 참여 보류 입장을 재고해 달라”고 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나면 보자는 것으로 협의회 연기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정쟁이 안 된다고 민생마저 내팽개치는 태도를 해서는 국정협의회를 운영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우리 당은 이런 민생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야·정의 대화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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