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억’ 반포자이 최고가, 우즈벡인이 현금으로 샀다[부동산360]

반포자이 91평, 외국인이 매매
“자국민 피해본다” 목소리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 전경[출처 KB부동산]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의 대장아파트 ‘반포자이’의 대형평수를 74억원 최고가에 매입한 주인공은 외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매도인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투기적인 외국인의 매수세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초구 반포동 소재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는 같은 평수 중 최고가인 74억원(26층)에 거래됐다. 해당 가구의 소유권은 40대 우즈베키스탄인 A씨로, 그의 현재 주소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써낸 금액은 같은 전용면적 91평의 직전거래(21층·71억원)보다 3억원 더 비싼 가격이다. 그보다 조금 작은 90평 아파트가 지난 2022년 갑작스럽게 직전 거래가보다 14억원 뛴 75억원에 거래돼 화제가 됐는데, A씨의 매매로 반포자이의 거래가가 단숨에 화제의 가격으로 뛴 셈이다.

A씨는 지난 28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별도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아파트를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

반포자이는 서초구 반포동의 대표적인 대장 아파트로 총 3410세대의 대단지로 구성됐다. 2009년 입주를 시작해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원베일리 등 신축이 들어서기 전 반포의 집값을 견인하던 원조 재건축 아파트로 손꼽힌다. 해당 아파트에는 개그맨 박준형·김지혜 부부, 배우 염정아 등이 살기로도 알려졌다.

반포자이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본래 이 아파트에는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들이 세를 들어 사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에는 흔치 않은 외국인의 매매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모습. 지난 2023년 180억원의 초고가 매수 사례의 주인공은 말레이시아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파르크한남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최근에는 국내 부동산을 구매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의 ‘외국인 주택소유통계 주요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 수는 9만5058호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2022년 말 8만2512호에서 ▷2023년 상반기 8만7223호 ▷2023년 말 9만1453호를 기록하는 등 지속해서 증가 중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5만2798호로 55.5%를 차지했고, 그 다음에는 미국 2만1360호(22.5%), 캐나다 6225호(6.5%), 대만 3307호(3.5%), 호주 1894호(2.0%)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아파트 취득이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다. 실제 18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매매가를 기록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의 매수자도 말레이시아 국적의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가는 “고가아파트를 매입한 국내 고소득 직장인들은 연간 수천만원의 세금을 낸다”며 “모든 세금을 외국인과 차등해서 적용하는 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자국민 보호에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일례로 스페인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비유럽연합 거주자가 주택을 매입할 시 집값 대비 최고 10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외국인들에게 휴가용 주택 매입처로 인기를 얻어왔는데, 이에 따라 집값이 치솟고 자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스페인 정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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