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풀리고 강남 토허제 해제 등 효과
![]()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아파트 전경[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가 들썩이고 있다. 거래량이 지난해 연말보다 늘어난 데다 상승 거래 비중도 대폭 확대됐다. 특히 서울 서초구는 아파트 거래의 70% 이상이 인상된 가격으로 거래됐다.
9일 부동산R114와 함께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월에 계약돼 이달 7일까지 거래 신고된 아파트의 55%가 지난해 11∼12월 거래가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준으로 지난해 10∼11월 대비 11∼12월의 상승 거래 비중이 50%였던 것과 비교해 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가격은 조사 기간별로 동일 주택형에서 거래가 1건 이상 발생한 경우 각 기간의 실거래 평균가를 비교했다.
그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지난해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관리 명목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억제하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중은행이 대출을 재개한 데 이어 1월 중순 서울시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에 이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대출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구별로 상승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였다. 서초구는 1∼2월 거래의 71%가 직전 두 달 치의 거래가 보다도 높은 금액에 팔렸다. 지난해 11~12월에는 직전 2개월 대비 상승 거래가 63%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 거래 비중이 8%포인트나 높아진 셈이다.
서초구는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추진 단지 외에 일반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있어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등 한강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서초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관악구로 69%였고, 광진구(68%), 마포구(65%), 중구(64%), 송파구(63%), 강남·성동구(58%) 등의 순이었다.
![]() |
시내 아파트 전경 [뉴시스] |
이에 비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한 강북 일부 지역은 2월 들어 거래량이 늘었으나 주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 위주로 팔리며 상승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노원구는 올해 상승 거래 비중이 40%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낮았고 성북·금천구(43%), 은평구(43%), 도봉구(48%), 동대문구(49%) 등도 상승 거래 비중이 절반에 못 미쳤다.
현재 2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토허제 해제 이후 거래 신고가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상승 거래 비중은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9일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신고 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3859건으로 이미 1월 거래량(3327건)은 물론 작년 10월(3844건) 거래량도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인 지난해 8월(6535건)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호재로 매물이 회수되거나 호가가 오른 강남 3구와 ‘마용성’ 등 인기 지역은 올해 들어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해 말 대출 규제로 급매물이 적체됐던 ‘노도강’ 등 강북지역은 올해 싼 매물부터 거래가 이뤄지면서 상승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뛰면서 직거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직거래 비중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시중은행의 대출 제한으로 급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락한 지난해 11월에는 6%, 12월에는 11%까지 증가했으나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3%로 감소했다.
직거래는 개인이나 법인이 중개인을 끼지 않고 당사자끼리 계약하는 것으로 주로 증여성 저가 양수도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과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