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끼리 분쟁…1·2심 판결 엇갈렸지만
대법 첫 판단 “단체보험사가 손해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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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음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했다면 어떤 보험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을까. 피해를 입은 세대가 개별적으로 가입한 보험사가 아닌 아파트 단체보험사에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삼성화재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아파트 단체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삼성화재에 474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확정했다.
사건은 2020년 11월께 서울 송파구의 한 16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발생했다. 한 세대에서 온열 찜질기를 잘못 다루면서 발생한 화재였다. 화재는 해당 세대뿐 아니라 같은 동 건물 내부 전체 및 의류 등에 그을음 피해를 입혔다. A세대의 경우 복구 수리비로 약 948만원이 발생했다.
다행히 A세대는 삼성화재의 화재 보험을 가입하고 있었다. 또한 해당 아파트는 16층 규모의 공동주택인 만큼 의무적으로 화재 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현대해상 사이의 계약이었다.
화재 피해를 입은 A세대가 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해 있었으므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A세대에 수리비의 절반인 474만원씩을 지급했다. 갈등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보험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사이에 분쟁이 생겼다. 삼성화재는 현대해상을 상대로 “474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아파트 단체보험 약관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보험사고로 인해 타인에게 입힌 손해’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었다. 삼성화재는 “아파트의 서로 다른 세대주도 타인에 해당한다”며 “다른 세대의 과실로 발생한 화재로 A세대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현대해상이 배상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해상은 “아파트의 서로 다른 세대주는 약관상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아파트 단체보험인 만큼 A세대는 타인이 아니라 공동 피보험자(손해를 입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에선 현대해상이 이겼지만 2심에선 삼성화재가 이겼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황한식 판사는 지난 2022년 8월께 삼성화재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가 3000만원 이하의 소액 사건이라 판결문에 이유는 기재되지 않았다.
2심에선 삼성화재 승소로 판결이 뒤집혔다. 2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2-1민사부(부장 최복규)는 지난해 1월, 현대해상이 삼성화재에 474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해당 화재는 가해 세대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를 입은 A세대는 타인에 해당하므로 약관에 따라 현대해상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 이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어 하급심에서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게 판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당 쟁점에 관한 첫 판례를 보였다.
대법원은 “아파트의 각 구분 세대가 피보험자에 해당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별적으로 소유하는 부분에 따라 구분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A씨는 약관상 ‘타인’에 해당하는 게 맞다고 판시했다.
이어 “소유한 부분에 따라 서로 구분되는 보험상 이익을 가지므로 A씨를 공동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단체보험 약관에 따라 현대해상이 A세대에 수리비 전체를 배상하도록 한 원심(2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