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들 지분 김승연 회장 초과해
김승연 회장 그룹 회장직 유지
경영권 승계 논란 종식시키기 위한 것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보유 중인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한 것이다. 이로써 세 아들의 ㈜한화 지분이 김승연 회장 지분을 앞서게 됐다.
최근 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등이 그룹 승계와 연관있다는 해석을 일축시킴과 동시에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는 31일 공시를 통해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 것이다.
이번 증여가 이뤄지기 전까지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 지분율은 각각 22.65%, 4.91%, 2.14%, 2.14%이다. 세 아들 지분(9.19%)을 합해도 김승연 회장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번 증여로 세 아들 지분 총합(20.51%)이 김승연 회장 지분(11.32%)을 앞서게 됐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의 지분은 각각 9.77%, 5.37%, 5.37%로 늘어났다.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만큼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이다. 이전 지분율(31.35%)보다 11.32%포인트 늘었다.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이 대폭 늘어난 만큼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완료된 것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한다.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영 자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지분 증여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뤄졌다. 정상적, 필수적 사업 활동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및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지분 증여에 따른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 또한 바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 |
| 김동관(왼쪽부터)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한화 제공] |
지분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 등이 내야할 증여세는 2218억원(3월4일~31일 평균 종가 기준) 규모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다.
앞서 2006~2007년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세 아들은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승연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원을 상속세로 냈다.
과세기준 가격은 한달 후인 다음 달 30일 기준 전후 각각 2개월 주가 평균가격으로 결정된다. 상장회사 내부자 주식 거래 사전 공시제도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가 낮은 시점에 증여를 결정했다거나, 주식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주장은 가능하지 않게 됐다.
㈜한화 주가는 올해 2월 10일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크게 올라 3월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 3년간 ㈜한화 주가는 2~3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5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8월 이후 8년만이다. ㈜한화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4만950원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 관련 논란을 해소하고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등 국가적 차세대 핵심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