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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주인공이 끝내기 홈런을 치는 장면을 연출하면 식상하다 못해 상투적이라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다.
현실에서는 다르다. 슈퍼스타 쇼헤이 오타니가 그랬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의 바블헤드 인형을 5만 관중에게 선물한 날 아닌가.
오타니는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5-5 동점이던 9회말 끝내기 솔로홈런을 날렸다. 고개를 까딱거리는 오타니의 인형을 움켜 쥔 5만여 다저스 팬들의 환호성이 밤하늘을 뒤흔들었다.
오타니가 끝내기 홈런을 친 것은 지난해 8월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3-3 동점이던 9회말 만루홈런을 날린 이후 생애 두번째다. 끝내기 안타 두차례를 포함하면 통산 네번째 워크오프(Walk-off)다.
2회초까지 0-5로 뒤졌던 다저스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개막 이후 8연승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다음 시즌에서 개막전부터 무패로 8연승하기는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 다음 시즌에서 개막 후 최다연승은 1933년 뉴욕 양키스의 7연승이 종전 기록이다.
다저스의 개막 8연승은 연고지를 뉴욕 브루클린에서 LA로 옮긴 1958년 이후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브루클린 시절을 포함하면 1955년 10연승, 1940년 9연승 다음이다. 다저스는 개막 8연승 가운데 6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다저스는 1회와 2회 실책이 빌미가 돼 초반부터 0-5로 뒤졌다.양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블레이크 스넬이 마운드에 섰지만 경기 개시 후 2이닝만에 5실점했다.모두 비자책점이다.
2회말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려 추격에 나섰다.에드먼의 시즌 4호째 홈런이고 8경기 연속 안타다.
4회말에는 마이클 콘포토가 다저스 입단 후 첫 홈런을 날려 5-3까지 좁혀들어갔다.
8회말 콘포토의 안타와 윌 스미스의 4구로 만든 2사 2,3루에서 맥스 먼시가 우중간을 뚫는 2루타를 날려 5-5 동점을 만들며 1회초의 송구실책을 만회했다.
작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리던 잭 드레이어가 8회에 이어 9회초 애틀랜타 중심타자 셋을 범퇴시킨 뒤 맞이한 9회말.
선두 9번 앤디 파헤즈가 삼진아웃으로 물러나고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애틀랜타 구원투수 레이젤 이글레시아스의 89마일(약 143km)짜리 바깥쪽 초구 체인지업을 주저없이 휘갈겼다. 타구는 시속 102.2마일(약 165km)의 속도로 날아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는 399피트(약 122m)짜리였다.
오타니는 끝내기 홈런(3호)을 포함,5타수 3안타로 시즌 타율 0.333을 기록했다.올시즌 치른 8게임에서 모두 홈을 밟아 득점 부문 리그 1위(11개)에 나섰다.
한편 다저스와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7연승을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동반 무패행진을 펼치고 있다.
MLB에서 정규 시즌 개막 후 2개 팀이 7연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최근 사례로는 2003년 캔자스시티 로열스(9연승)와 샌프란시스코(7연승)가 모두 개막 7연승 이상을 달성한 바 있다.또 디비전 제도가 도입된 1969년 이후 같은 디비전 팀이 나란히 개막 7연승 이상을 한 것은 올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처음이다.(연합)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