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전세사기 영향 수요 급증
2023년부터 상승세 거세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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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물가가 약 11년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전세사기 부담으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됐다. 전세에 비해 상승세가 거세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등에 따르면 3월 서울특별시 월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6% 올랐다. 2014년 1월(1.7%) 이후 11년 2개월만에 가장 큰 폭 상승이다.
서울 월세 물가는 최근 2~3년 사이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만해도 0%대에서 움직였던 상승률은 2023년 들어 그 폭을 키우기 시작하더니 같은 해 10월 1.0%를 넘겼고, 이후에도 추세적으로 상승세가 거세졌다.
전세 물가와 비교하면 오르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물가는 0.6% 상승하는데 그쳤다. 월세 상승 폭이 전세에 비해 두 배 이상 크다. 전국으로 살펴봐도 양상이 비슷하다. 3월 전국 월세 물가 상승률은 1.1%로 전세(0.3%)에 비해 0.8%포인트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월세 물가는 시중에서 월세 가격이 오르면 같이 따라 오르는 구조”라며 “전세사기 문제가 대두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일어나면서 가격이 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된 고금리로 전세에 필요한 이자 비용이 높아지고, 여기에 전세사기 위험까지 커지면서 월세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 총 23만3958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6만2899건으로 전체의 64.6%에 육박했다. 이 또한 월세 물가가 가장 크게 뛰었던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40%대 수준이던 월세 비중은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2022년 53%로 높아졌고, 지난해는 평균 60.3%까지 치솟았다.
특히 전세 사기에 취약한 원룸 월세 비용이 빠르게 뛰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의 전월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70만원으로 전월대비 4.6%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전세 보증금은 1.8% 상승하는데 그쳤다.
오피스텔도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 월세만 3년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 분기보다 0.39%, 전세가격은 0.22%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월세는 오히려 0.49% 올랐다.
앞으로도 전세대출 보증보험 보증비율이 100%에서 90%로 낮아지는 등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면서 월세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일부 임대인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이 가능할 만큼 전가세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을 낮추고 나머지는 월세로 전환하는 월세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이제 전세 보증을 90%만 해주는 영향도 더해질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에도 매매가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결국 운영 수익을 늘려 헤지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집세는 월세가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전세의 월세화는 이에 지속되는 현상”이라며 “월세 비용이 퀀텀 점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