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내린 비에 놀이공원·영화관·골프장 ‘울상’

BC카드 가맹점 매출 전년比 1.9%↓
자영업자 대출연체액 13.2조 달해



올 봄 주말은 ‘우산 없는 날’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잦았다. 11주(3월~5월 2주차) 중 8주의 주말이 비가 내리거나 비구름대에 갇혀 있었다. 비 오는 주말이면 실외 활동이 줄어드는 흐름이 자연스럽지만 올해는 불경기까지 덮쳐 미술관·영화관 등 실내 업종 매출마저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비 오면 실내로 몰린다’는 소비 공식마저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야외·실내 구분 없이 매출 감소=26일 국내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BC카드를 통해 주말 소비 동향 분석 결과를 집계한 결과, 지난 3월 이후 5월 2주차 주말 동안 국내 가맹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건수도 나란히 1%대 감소세를 보였다.

이 기간 서울에는 8차례 비오는 주말을 보내면서 소비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BC카드는 “주말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면서 “배달앱을 통한 매출과 달리 오프라인 매출은 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봄나들이를 겨냥했던 놀이공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놀이공원 등 종합레저타운의 매출 지수는 전년 대비 25.9% 감소한 74.1을 기록했다. 해당 업종은 주요 업종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실내 여가 시설을 찾는 발길 마저 뚝 끊겼다. 영화관·연극·미술관 등 실내문화공간에서 지출한 규모 역시 23.5% 줄었다. OTT 서비스보다 영화관의 가성비가 낮다는 인식도 소비 심리에 영향을 끼쳤다.

당구장과 노래방과 같은 실내 여가 매출 규모도 4% 넘게 감소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과 같은 유통쇼핑 지출은 소폭(0.3%) 줄어드는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지출 부담이 없는 편의점(0.4%)이 늘었고, 비오는 날 이동 편의를 위해 지출한 택시비(6.9%) 정도가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을수록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건 ‘큰돈 드는 취미’다. 골프업계는 그 여파를 어느 때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실제 골프장·스크린골프장 할 것 없이 매출 자체가 줄었다. 골프장의 매출 지수는 90.4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통상 비 오는 날에는 야외 골프장을 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스크린골프장과 같은 실내 시설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골프연습장(스크린 포함)도 6.5% 줄어 매출 지수는 93.5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말은 평일보다 결제가 활발해 카드사 실적에도 중요한 요소인데 요즘은 소비 심리 위축이 확연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빚으로 버티기 돌입=불경기에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평균 매출은 417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2.9% 줄어든 수준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체감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1분기 국내 총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719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대출 연체금액은 13조2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11조3000억원에서 올 들어 16.7%나 급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9조3000억원에서 41.9% 증가한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금리 대출을 찾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며 “경기 침체 탓에 대출을 받아도 제때 갚는 자영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혜림·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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