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구제티셔츠 한장 2000원” 어르신 몰리던 동묘 ‘MZ성지’로

서울 동묘 벼룩시장 가보니
젊은층, 고물가에 ‘값싼’ 중고옷 관심
다이소·NC베이직 저가의류도 주목


서울 종로구 ‘동묘 벼룩시장’을 찾은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박연수 기자


“어제 백화점에서 옷을 5벌에 34만원을 줬는데, 여기서는 청재킷 하나에 1만원이네요.”

서울 종로구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5분을 걸으니 무지개색 파라솔이 줄지어 설치된 길이 나왔다. 구제 옷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동묘 벼룩시장’이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시장은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친구, 연인과 함께 온 젊은 층까지 다양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시장을 찾은 박주영(15) 군은 “시험이 끝나 친구와 함께 옷을 사러 왔다”며 “온라인 쇼핑몰은 비싸지만, 여기는 최소 몇천원에 옷을 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구제 옷이 잔뜩 쌓인 판매대에 무릎을 꿇고 ‘보석’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 김석진(31) 씨는 “값은 싸지만, 신제품보다 훨씬 감각적”이라며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지만, 그 재미로 종종 방문한다”고 했다.

최근 동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고물가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젊은 층이 구제 옷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고등학생 이예영(17) 양은 ‘가치소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요즘에는 ‘이 정도 돈을 주고 살 만한가’를 먼저 생각한다”며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거의 가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생 이강혁(20) 씨도 “2만~3만원 정도면 만족스러운 옷을 살 수 있다”며 “친구와 또 올 것”이라며 웃었다.

유통업계도 저가 의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다이소가 대표적이다. 속옷, 반팔, 반바지 등 여름 의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1000~50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은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의류 매출은 2023년 160% 급성장했다. 2024년에도 약 34% 증가했다.

이랜드리테일이 2023년 9월 론칭한 패션 PB(자체 브랜드) ‘NC 베이직’도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NC 베이직은 티셔츠 9900원, 청바지 1만9900원, 셔츠 1만9900원 등 낮은 가격대다. 박연수·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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