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까지 시간·장소 안 가리고 직접 협의
SK그룹·AWS 7조원 이상 투자 공동 구축
2029년 103㎿급 하이퍼스케일로 운영 예정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국격 격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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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와 아마존웹서비스가 지난달 29일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착공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첫발을 내딛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 |
SK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달 29일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착공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첫발을 내딛게 됐다.
특히, AI 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이자, 동북아 AI 컴퓨팅의 거점을 한국에 유치하게 된 데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AWS 경영진에게 ‘토털 설루션’(종합해결책) 전략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는 AWS와 함께 지난달 29일 울산광역시에서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을 열었다. SK그룹과 AWS가 7조원 이상을 투자해 공동 구축,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해 최종적으로 2029년에는 103메가와트(㎿)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동북아 지역의 여러 경쟁국들은 글로벌 빅테크인 AWS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하지만, AWS가 선택한 곳은 SK가 제안한 울산이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울산이 최종적으로 AWS의 AI 데이터센터로 낙점된 데에는 최 회장이 직접 AWS 경영진에게 제안한 토털 설루션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잠재력에 주목해 왔다고 한다.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를 넘어 직접 대량의 연산을 수행하는 AI 핵심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이에 최 회장은 그룹의 각 멤버사가 보유한 AI 데이터센터 관련 역량을 모아 토털 설루션 패키지 전략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가령 SK하이닉스가 독보적으로 갖추고 있는 HBM 제조 및 공급 능력 외에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 경험과 노하우, SK 발전 자회사의 안정적인 전력 생산 능력, 반도체 공장을 수차례 지은 SK에코플랜트의 시공 경험 등 SK그룹의 모든 AI 역량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토털 설루션 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같은 토털 설루션 전략으로 지난해 6월 미국으로 건너가 아마존의 앤디 제시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아마존 자회사 AWS와의 AI 데이터센터 추진을 첫 제안했다.
당시,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며 “AWS가 동북아에 구축하려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WS가 SK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자 최 회장은 올해 3월까지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화상과 대면으로 3차례 직접 협의에 나섰다. SK 임직원들도 지구 3바퀴 반에 해당하는 14만5000㎞를 오가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를 이어갔다. 이에 AWS 측은 직접 울산을 찾아 SK 그룹사가 보유한 토털 설루션 패키지와 함께 SK의 사업 의지와 역량을 확인했다.
토털 설루션 전략으로 발품을 판 최 회장의 노력 끝에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한국의 AI 국격’을 격상시킨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AWS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할 역량이 있음을 세계 시장에서 증명했다는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마사요시 회장이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인프라에 4년 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 각국은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도 자신이 이끄는 AI 스타트업 ‘xAI’가 투자 받은 100억 달러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사업에 나설 계획을 밝혔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290억달러 상당의 자본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월 프랑스 AI 전략을 발표하는 ‘AI 액션 서밋’을 열고, 1090억 유로 상당의 투자를 바탕으로 프랑스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올해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와 연쇄 회동하며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전략을 논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에 울산 AI 데이터센터 상업가동 후에는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며 한국이 동북아 허브 AI 데이터센터를 갖춘 AI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의 경쟁에서 울산이 소버린 AI를 위한 데이터 주권을 확보했다는 차원에서도 이번 사업은 국내 AI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수도권이 아닌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도 지방 균형 발전과 AI를 접목한 제조업 부활의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