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들 많아 ‘원래 이런 거구나’ 버텨”
“회사 ‘교통사고’로 고지, ‘잘 다닌다’ 답하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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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베이글뮤지엄. [SNS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20대 직원 과로사’ 의혹을 정면 반박했지만, 고인이 사망 전 화장실을 가지 못할 정도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는 내부자 증언이 터져나왔다. 또한 내부자 증언을 통해 사측이 사망 사건을 은폐, 축소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 정씨와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던 직원 A씨로부터 제보받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에게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심정지로 발견된 정씨의 사망원인을 교통사고라고 고지했다.
A씨는 “직원들도 기사를 보고 사망사고를 알았다”며 “회사에서 당시 장례 소식은 전했지만, (사망원인이) 교통사고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추모 분위기도 전혀 없었을 뿐더러 사측은 고인의 노동 환경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했다. A씨는 “손님이 근로환경에 대해 물어보면 (사측이)‘잘 지내고 있다고 답하라’고 말했었다”라고 했다.
A씨가 전날 지인에게 보낸 SNS 메시지에는 “그날(고인의 사망날) 사람들이 울고 그랬는데 교통사고 정도로 알고 있었다” “‘(언론의)녹취촬영 거부하라’ 그러고, ‘위장취업이나 위장손님이 물어보면 잘 다니고 있다고 대답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달한 내용이 남아있다.
A씨는 고인의 사망 당시 근로환경이 열악했다고도 전했다. A씨는 지인과 당시를 떠올리며 나눈 SNS 대화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고인의 사망시기)가 시기적으로 어려웠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웠고, 밤까지 연장해서 일했다”고 했다.
A씨는 그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버텼던 이유에 대해 “다들 사회초년생이고 처음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원래 이런 거구나 하고 버텼던 것 같다”고 했다.
정의당의 문제 제기를 통해 언론에 사건이 알려진 뒤 회사는 28일 아침 조회 ‘전체공지’를 통해 언론 대응법을 자세히 안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응법을 보면 런던베이글 측은 “인터뷰 요청이 있을 땐 ‘현재 본사에서 확인 중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전달드리기 어렵습니다 해당 내용은 본사 담당자에게 전달 드리겠습니다. 성함과 연락처, 요청 내용을 알려주세요’라고 말씀드린 뒤, 모든 인터뷰, 촬영, 녹취는 거절해 주세요”라고 공지했다.
또한 “매장 내 촬영이나 손님 접근 시에는 ‘손님 보호와 영업에 지장이 있어 촬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라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개인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게시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외식전문기업 엘비엠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이번 건과 관련되어서 유족들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를 최선을 다해 제공하는 등 어떠한 은폐도 없었고, 산업재해 신청 및 관련 조사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고인이 사망 전날 21시간 근무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인이 시스템을 통해 연장근로신청을 한 바 없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며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망 전날 함께 근무한 동료들이 고인이 식사를 안 한 것을 인지하고 식사할 것을 권유했으나, 고인은 ‘밥 생각이 없어 지금 일한 만큼 이따가 배고플 터이니 맛있는 것을 차라리 의미있게 먹겠다’라며 식사를 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사측에 불리하지 않은 비공식적인 동료의 말은 공개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A씨가 주당 58~80시간에 달하는 과로에 시달리다 지난 7월 입사 후 1년 2개월 만에 숨졌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사망 전날 고인이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 직전에 퇴근했으며, 사망 닷새 전엔 21시간 일하기도 했다면서 “만성 과로와 급성 과로가 겹쳐 과로사로 이어진 것 아닌지 추정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스케줄표와 고인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을 통해 고인이 직전 일주일간 80시간, 한 주 평균 58시간 일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주 14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돼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했고 실제 근무 시간은 이보다도 훨씬 길 뿐 아니라, 강남, 수원, 인천 등 지점을 옮겨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서만 3번 갱신했다며 “법인이 아니라 지점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쪼개기 계약 의혹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1호점을 연 뒤 베이글 열풍을 부르며 ‘핫플레이스’로 자리 매김했다. 이후 도산점, 잠실점, 제주점, 여의도점, 인천점 등 전국 7개 매장으로 사업이 확대했다. 지난 7월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2000억원 중반대에 매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