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지마”, “불에 타 죽을 것”…험악해지는 중-일 관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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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며 중-일 관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15일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사관은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 내 일본 방문을 엄중히 주의할 것을 알린다”며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현지 치안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16일 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국유 항공 대기업 3곳은 다음 달 31일까지 일본을 출·도착지로 하는 항공권에 대해 위약금 없이 취소·변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 쓰촨항공과 하이난항공 등 여러 지방 항공사들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홍콩 정부도 하루 전 일본 여행 자제령을 공식 발표하며 가세했다.

갈등의 시작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대만 해상 봉쇄와 같은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전함을 동원한 무력행사가 수반된다면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본 현직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같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에서는 ‘내정 간섭’이라며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대변인 명의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玩火者必自焚)”이라고 경고한 뒤 늦은 밤에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압박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튿날 “위험을 무릅쓴다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頭破血流)”이라고 했다.

심지어 중국 해경국은 16일 해경 1307함정 편대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순찰했다고 밝혔다.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 간 영유권 분쟁 지역으로, 해경선을 보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중국의 강경한 태도에 일본 관광·여행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방문객 소비액은 약 1조7000억 엔으로 국가별 소비액 중 21%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관광 소비의 가장 큰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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