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출신 캐시디 오헤이건(28)은 부유층 가정에서 보모로 일하며 연 15만~25만달러(약 2억2000만~3억6000만원)를 번다. 셰프가 만든 식사, 운전기사 지원, 전용기 해외여행 등 특별 복지까지 제공받는다. 그는 “푸에르토리코, 인도, 두바이를 다녀왔고 거대 요트를 타고 유럽 해역을 횡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헤이건이 이 세계에 들어선 것은 22세 때다. 메디컬 스쿨 입학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초부유층 저택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30대 중반 유명 기업가 부부를 보살피는 4명의 보모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헤이건은 의료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보모 일을 그만뒀다. “일이 아무리 전문적이고 의미 있다 해도, 유모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마음 안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뉴욕으로 옮겨 2021년 대기업 의료 영업직으로 화이트칼라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남성 중심적인 병원 문화는 그를 지치게 했다. 초봉 6만5000달러도 뉴욕에선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진정으로 나와 맞는 일을 그만두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저는 아주 배려심이 많고, 인간적이고, 직관력이 뛰어나고, 서비스 중심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오헤이건은 1년 만에 다시 유모 일을 선택했다. 그는 “뉴욕에는 억만장자와 막대한 자산을 가진 가정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최고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헤이건은 사설 인력 회사에 등록한 뒤, 뉴욕의 유명 가정집에서 보모로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고, 지하철 대신 우버 택시를 타며 생활하고 있다.
회사 생활에 대한 염증으로 직업을 전환하는 이들은 오헤이건만이 아니다. 인력 파견회사 ‘셀러브리티 퍼스널 어시스턴트 네트워크’의 CEO 브라이언 대니얼은 “요즘 신입들은 젊을 뿐만 아니라 대졸 이상”이라며 “박사 학위 소지자, 변호사, 사업가, 부동산 업계 종사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이메일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사회적 인식보다 개인의 가치관과 경제적 보상을 중시하는 Z세대의 직업관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2025년 딜로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커리어 목표가 직장에서 직책을 맡는 것이라고 답한 Z세대는 6%에 불과했다. 반면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재정적 성공을 약 60만달러의 연봉으로 정의했는데, 이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억만장자를 위한 일은 쉽지 않다. 초고액 자산가 전문 채용 에이전시 타이거의 채용 담당자는 “좋은 급여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이 정규 근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가 아닌, 대기 근무를 해야 하고, 때로는 장시간 일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VIP와 함께 있는 동안에도 갑작스러운 집안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오헤이건 역시 보모 일을 그만두고 이 업계에 진출하려는 젊은 이들을 돕는 코칭 사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일은 단순히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리듬과 역동성, 사적인 순간들까지 함께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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