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82% “광화문광장에 ‘받들어 총’ 설치 사업, 하는 줄도 몰랐다”

한글문화연대, 티앤오코리아 의뢰 설문
서울시민 504명 중 ‘반대’ 60.9%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인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다. 사진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옆에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받들어 총’ 형태의 조형물 23개를 설치하는 사업을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이 ‘몰랐다’고 답한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글문화연대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티앤오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20~74세 서울 거주 성인 남녀 504명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울시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물어 본 결과다.

20일 이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사업을 들어봤는 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82.3%가 “오늘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이전에 들어봤다”는 18.7%에 그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시청 간담회장1에서 열린 ‘보훈단체 대표자 간담회’에서 감사의 정원을 비롯한 서울시 보훈정책을 보훈단체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또한 이 사업에 반대하는 의견이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찬성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질문 문항은 “(이 사업 추진에 대해) ‘참전국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광화문 세종대왕 옆에 위치해 어울리지 않고 광화문광장의 민주주의 상징성을 훼손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이에 전체 응답자 60.9%가 반대했다. 50대(65.1%), 30대(64.1%), 40대(60.1%), 20대(53.8%) 순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60대 이상에서는 44.0%가 반대했다.

한글문화연대 관계자는 “대다수 시민이 사업을 모르는 상태에서 20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지라 시민 공감대 부족,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다”며 “76개 국어단체들은 민본 사상과 문화국가의 상징인 세종대왕의 동상이 광화문 광장 중앙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는데, 그 옆에 6.25미터 높이의 ‘받들어 총’ 돌기둥을 23개 세우는 것은 세종 정신과 국가 상징의 파괴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류에 매료되어 한글 창제자인 세종대왕을 만나러 광화문 광장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냉전 분위기를 자극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뿐”이며 “유엔 참전국에 고마움을 밝히는 일에는 당연히 찬성이지만 이미 많은 기념 공간이 있고, 새로 세운다 해도 전쟁기념관과 같은 장소가 적절하다는 의견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 조사는 휴대전화와 온라인 패널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4.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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