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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월마트 소매점. [EPA]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월마트가 고소득층 고객이 몰리며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자 주가가 급등했다.
2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월마트는 전일 대비 6.46% 오른 107.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월마트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75~4.75%에서 4.8%~5.1%로 올려 잡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기존 2.52~2.62달러에서 2.58~2.63달러로 상향했다.
3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 총매출은 1795억달러로 시장예상치(1774억달러)를 상회했다. 조정 EPS는 0.62달러를 기록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휴 시즌 출발이 꽤 좋다”며 “핼러윈, 추수감사절 초기 수요가 강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비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4분기 흐름은 기존 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온라인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8% 급증했으며 식품 부문이 성장의 중심이었다. 월마트는 “미국 이커머스 부문이 7개 분기 연속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소득층 소비가 두드러진 점도 특징이다. 월마트는 “고소득층 고객들이 더 빠른 배송 서비스에 지갑을 열고 있고 식료품 구매도 기존 고급 마트에서 월마트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3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는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저소득층 소비는 둔화 조짐을 보였다. 레이니 CFO는 “10월 기준 소득계층 간 임금 격차가 10년래 가장 큰 수준”이라고 밝혔다. 높은 물가와 관세 부담 등이 저·중소득 가구의 소비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저가·실속 소비가 확산되며 월마트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고소득층의 주요 쇼핑처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깃, 로우스, 홈디포가 최근 잇따라 연간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점과 대비된다. 업종 전반에서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불황형 호실적’ 신호가 감지되며 시장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고·저가 거래 비중이 높은 이베이와 중산층 소비를 대표하는 타깃이 잇따라 가이던스를 낮춘 것은 연말 쇼핑 시즌 부진 신호”라며 “월마트의 호실적은 오히려 소비 양극화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대다수 소비자가 이미 지갑을 닫은 상황이 부각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월마트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다음달 9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Nasdaq)으로 상장 거래소를 이전한다.
인공지능(AI)·자동화 투자 확대도 확대된다.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년간 자동화 투자로 미국 물류량의 60% 이상이 자동화 센터를 통해 이동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의 절반 이상이 자동화 시설에서 처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에이전틱 AI을 도입해 상품 카탈로그의 정확도와 추천 알고리즘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견조했다. 인도 플립카트, 중국 샘스클럽 해외 계열사 실적이 고르게 성장하며 국제 매출은 10.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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