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여객선, 3분간 항로이탈 ‘인지 못한’ 관제 센터 책임론

VTS, 신고 받고서야 사고 발생 인지
항해사·일등조타수 운항소홀 긴급체포


267명을 태운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8시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했다. [목포해경 제공]


19일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카페리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 당시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항로 이탈 징후를 제때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항해사와 더불어 관제센터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21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여객선은 사고 지점인 전남 신안군 족도(무인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지점에서 통상 방향을 틀어야 함에도 해당 지점을 그대로 통과해 항로를 이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여객선은 족도에 정면충돌하듯 좌초했다.

사고의 1차 원인은 휴대폰을 보다 항로 변경 시기를 놓친 항해사에 있지만, 관제 시스템 또한 항로 이탈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해 사고 방지에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 VTS는 당시 여객선이 항로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고 좌초됐다는 사실도 사고 여객선의 일등항해사로부터 신고를 받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수사팀은 여객선의 당시 속력(시속 40~45km)을 고려할 때 항로 이탈 지점에서 좌초 지점까지 약 2~3분가량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관제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좌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목포 VTS는 퀸제누비아2호의 항로 이탈을 인지할 수 있는 시점이 족도와 700~800m 가까워졌을 때이며 실제로 관제사가 항로 이탈을 인지할 수 있었던 시간은 1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관제사가 교신을 시도해도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밝힌 2~3분 거리의 항로 이탈 지점은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실제와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고 해역의 관제는 1명의 관제사가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관제사는 총 5척의 선박을 동시에 관리하며 항로를 벗어난 다른 선박을 집중 모니터링하던 중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목포해경은 항해 기록장치(VDR)와 선박 안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보면서 여객선 운항을 소홀히 한 혐의(중과실치상)를 적용해 일등항해사인 40대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씨를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다. 사고 당시 조타실에 없었던 60대 선장도 형사 입건됐다.

앞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을 태운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8시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했다. 변침(방향 전환)구간에서 방향 전환을 하지 않고 통상적인 항로를 이탈하면서다. 출동한 해경은 구조본부를 가동하고 여객선 승객들을 경비함정으로 이동시키며 사고 발생 3시간10분 만인 오후 11시27분께 267명 전원을 구조했다. 이용경·김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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