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절벽 속 주담대 2823억 늘어
가계엔 빗장 잠그고 기업엔 문턱 낮춰
생산적금융에 달라진 은행권 대출 풍경
은행권 “내년 가계대출보단 기업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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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요 은행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근 가운데 기업을 대상으로는 자금 공급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첨단·벤처·혁신 기업으로 자금이 흐르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년 초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새로 설정된다고 하더라도 가계 부문의 대출 한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등 고강도 대출 관리를 예고하며 생산적 금융 전환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어서다. 기업 부문으로는 자금 지원이 확대되며 상반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7일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49조4412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3조1353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1조9847억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이 1조1506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 절벽이 이달부터 본격화됐다는 점과 대비된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610조6461억원에서 610조9284억원으로 282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순증 규모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컸고 주요 은행이 월초부터 일부 대출 창구를 닫고 월말에는 접수 자체를 중단하는 강수를 둔 여파도 상당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11월 들어 27일까지 1조1387억원 늘며 10월(9251억원) 대비 증가폭이 컸다. 다만 통상 마지막 영업일에 신용대출 상환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월간 증가 흐름이 이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흐름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 정책의 상반된 방향성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및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 제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고강도 규제를 받고 있다. 반면 기업대출은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른 우대금리 적용이나 한도 상향, 정책자금 확대 등을 바탕으로 공급이 촉진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은행권의 대출 행태에도 반영되고 있다. 가계대출의 문턱은 높이고 기업대출의 문턱은 낮추는 식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은행의 가계 주택대출 대출태도지수는 -28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도 -19 수준이었다.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출을 깐깐하게 심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분기 -6에서 4분기 3으로 올라섰고 대기업도 같은 기간 0에서 6으로 뚜렷한 완화 기조를 보였다.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대출 문턱을 낮췄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가계대출은 정부의 엄격한 총량 관리 하에 위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금융당국이 다음달 은행으로부터 내년도 연간 가계대출 경영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인데 주요 은행은 올해보다 보수적으로 목표를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대출은 생산적 금융을 등에 업고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건전성 관리는 중요한 과제로 손꼽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내년 여신 사업은 정부가 콕 집어 지적한 부동산 중심의 가계대출보다는 혁신기업, 벤처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기업대출 관련 위험가중치를 완화하는 등의 정부 정책이 뒤따라야 금융도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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