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안보다 180억달러 많은 금액
미디어 공룡 ‘쩐의 전쟁’ 점입가경 치달아
트럼프 사위·UAE 등 ‘블록버스터급’ 참전
내년 1월 주주 선택이 승패 가를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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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가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파라마운트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미디어 공룡들의 ‘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의 운명은 내년 1월 결정된다. |
102년 역사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품기 위한 인수전이 예상 밖 전개로 돌아가고 있다.
넷플릭스가 720억달러(한화 약 106조원)에 워더브러더스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파라마운트가 주주를 직접 공략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전면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정치적 변수까지 얽히며, 미디어 공룡들의 ‘쩐의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의 운명은 내년 1월 결정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 적대적 M&A로 넷플릭스와 전면전…내년 1월 승패 가닥= 파라마운트는 8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 주요 주주에게 주당 30달러 현금 조건으로 공개매수 제안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의 제시 가격(주당 27.75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체 거래 규모로 보면 넷플릭스 제안보다 180억달러가 많은 금액이다. 또 CNN, 디스커버리 등 워너브러더스의 케이블 방송 부문까지 포함해 인수를 제안했다. 넷플릭스가 케이블 방송을 제외한 영화·TV 스튜디오, HBO 채널, HBO 맥스 스트리밍 서비스까지로만 범위를 제한한 것과 대조적이다.
파라마운트는 “우리 제안은 넷플릭스보다 훨씬 유리하고, 주주에게 현금 180억달러를 더 제공하며, 규제 승인 절차도 단순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이사회를 통해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HBO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넷플릭스는 기업가치 기준 827억달러(약 122조원) 규모의 거래를 체결했는데,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총 1080억달러(약 159조원) 규모”라고 했다.
파라마운트가 이날 반격에 나서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은 내년 1월8일까지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가격에 주식을 양도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감시한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인수전이 결말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상당할 것”이라며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미디어 업계는 ‘거대 공룡’이 탄생할지, 예상 밖 전개가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라마운트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CNN 등 핵심 미디어 자산은 엘리슨 가문의 미디어·기술 포트폴리오에 편입된다. 엘리슨 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협상에서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운영 핵심을 맡은 바 있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영화·TV·스트리밍을 아우르는 초대형 스튜디오 기업으로 재편되게 된다. 특히 OTT 부문의 경우 HBO 맥스(1억3000만명) 이용자 편입 시, 4억5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압도적 규모의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블록버스터급’ 인수전…트럼프 일가·앨리슨 일가·UAE국부펀드 참전= 파라마운트가 선봉인 ‘반(反) 넷플릭스 연대’에는 사우디와 UAE, 카타르 등 오일머니부터 트럼프 대통령 일가,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 일가 등이 참전하고 있다.
9일 공개된 규제당국 신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와 카타르 투자청(QIA), UAE 아부다비 국영투자사인 신생펀드 리마드 홀딩스 등이 파라마운트의 자금 조달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세 투자사들은 총 240억달러(약 35조3000억원)를 조달한다. PIF와 QIA, 리마드는 의결권 없는 지분투자 방식으로 자본만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사회 대표권 등 경영 참여와 관련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본만 대는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로서는 데이비드 앨리슨 최고경영자(CEO)가 기댈 수 있는 최대의 지원을 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앨리슨은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의 아들로, 앨리슨가(家)는 입찰 자금에 118억달러(약 17조3000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아버지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트럼프가(家)로부터 지원을 끌어오는데에도 성공했다. 래리 앨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며, 2기 집권기에 오라클이 굵직한 정부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는 성과도 냈다. 사업과 인적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교류 덕에 파라마운트는 이번 인수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참여도 얻어냈다.
규제의 최정점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도 파라마운트로서는 든든한 우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케네디 센터에서 이번 거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시장 점유율이 꽤 커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의 베팅에서 넷플릭스가 2026년말까지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완료할 확률이 60%에서 23%로 급락했다.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16%까지 떨어졌다.
도현정·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