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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사장인 이영철 씨가 13일 별세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의 주인 이영철 씨가 13일 별세한 가운데, 그의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학교 앞 버거집 사장이 아니었다. 학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영철 장학금’을 조성해 장학금을 지급했고,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며 아버지 같은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빈소를 찾은 고려대 졸업생들은 연합뉴스에 “사장님이 길거리 농구대회인 ‘영철배 농구대회’를 열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셨다”, “대회가 끝나면 가게에서 식당 안에서 직접 소고기도 구워주시고 평소 학생들에게 베푸는 걸 전혀 아까워하지 않던 분이었다”, “동아리 회식을 가게(영철버거)에서 자주 했는데 늘 친절하게 맞아주시고 고민도 들어주셨다”, “가게 앞을 지나며 인사만 드려도 이름을 불러주며 말을 걸어 주셨다”며 안타까워 했다.
빈소 앞에는 학생들과 동문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이 가운데 고려대 출신 수학 강사 김현욱 씨는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도 글을 올려 “2015년 영철버거가 경영난으로 폐업했을 당시 모은 돈을 주저 없이 크라우드 펀딩에 넣었던 기억이 난다”며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가게에) 못 찾아간 게 아쉽고 죄송하다. 학교를 위해 물심양면 힘써 주심에 너무 감사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온라인 부고장에는 이날 오후 10시께까지 700여건의 추모 메시지가 올라왔다. 가게 앞에도 조문객들이 두고 간 꽃다발과 손편지가 놓였다. 추모객들은 “돈 없고 가난했던 대학생활 아저씨 덕분에 위로가 됐는데 헛헛한 마음뿐이다”, “동아리 스폰 부탁할 때 한번도 싫은 기색없이 맞아 주셨는데 벌써 가시다니요”, “선의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가시는 길 평안하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미국식 핫도그 빵 사이에 볶은 고기와 채소를 넣은 단출한 ‘스트리트 버거’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돈 없는 학생들의 배를 불렸다. 특히나 값이 쌌다. 한 개에 1000원. 허기를 달래려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퍼졌고, 영철버거는 어느새 고대 앞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중반에는 가맹점 수가 40곳으로 늘며 ‘대학가 성공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1000원짜리 버거 하나로 고려대 명물이 된 이씨는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부터 폐암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1000원을 고집하던 이씨는 2004년부터 매년 고려대에 2000만원을 기부해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에 2015년 경영난으로 폐업할 당시에는 고려대 학생 2500여명이 온라인으로 모금해 6800만원을 마련하며 재개업을 도왔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