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터지는 구글·오픈AI 싸움…삼성·SK하이닉스, 내년 분기마다 실적 신기록 레이스

내년 영업익 삼성 90조·SK 80조…AI 동반 특수 본격화
엔비디아만 보던 삼성·SK…구글 돌풍에 틈새시장 공략
범용 D램도 초호황…최대 생산능력 가진 삼성에 유리


삼성전자가 올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전시한 HBM.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겨 18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 예상치가 약 66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3배 증가라는 전례없는 성장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범용 메모리 강세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처 확대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 탄 양사는 최근 구글의 가세로 플레이어가 다변화된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매 분기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3.0’에 일격을 받은 오픈AI가 GPT-5.1 출시 한 달 만에 새 버전인 ‘GPT-5.2’을 내놓으며 AI 서비스 경쟁이 속도전으로 전개되는 점도 HBM 공급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내년 영업익 삼성 90조·SK 80조…AI 동반 특수 본격화


구글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 3.0’. [게티이미지]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80조~90조원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은 96조원을 제시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적자를 감안하면 사실상 100조원을 바라볼 것이란 전망이다. 단순 계산하면 메모리 사업만으로 매 분기마다 평균 2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종전 최대 연간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에 세운 44조5700억원이다. 현재까지 깨지지 않았다. 2023년엔 극심한 불황으로 초유의 적자를 내고 작년엔 HBM 호황에서 소외되며 영업이익이 15조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23조원을 찍고 내년엔 전년 대비 300% 성장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43조원으로 예상돼 작년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내년에도 HBM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8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3년 연속 신기록 행진이 유력하다.

합산하면 양사의 내년 영업이익은 180조원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시장에서 계속 몸집을 불려나가는 가운데 왕년의 메모리 강자였던 삼성전자가 D램 기술력 회복→HBM 고객사 확보→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지는 사업 정상화에 따라 본격적인 AI 특수를 누리게 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만 보던 삼성·SK…구글 돌풍에 틈새시장 공략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브로드컴 사옥. [게티이미지]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이 치솟은 배경으로 단연 HBM이 꼽힌다. 엔비디아가 내년 HBM 최대 물량을 이미 선점한 가운데 구글·아마존 등 ‘반(反)엔비디아 전선’이 자체적으로 만든 주문형 반도체(ASIC)도 양사의 HBM을 가져다 쓴다.

구글의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공동 설계한 브로드컴은 지난 11일(현지시간)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에 100억달러 규모의 구글 TPU 공급 계약을 맺었고, 4분기에도 110억달러 어치 추가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메타 역시 2027년부터 자사 AI 데이터센터에 TPU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플과 코히어 등도 TPU를 사용 중이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보다 가격이 싸고 전력 효율이 높으면서 공급지연 걱정도 덜한 구글 TPU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선 HBM 수요처가 늘어난 셈이다.

브로드컴은 오픈AI와도 10GW급 맞춤형 AI 가속기를 개발하기로 해 향후 ASIC 시장 확대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브로드컴에 공급하는 HBM 물량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HBM 점유율은 35%로 올해 대비 2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17%로, SK하이닉스(62%), 마이크론(21%)에 이은 3위에 머물렀으나 내년에 대폭

범용 D램 가격 ‘천정부지’…최대 생산능력 가진 삼성에 유리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한 축은 최근 HBM보다 수익성이 높아진 범용 D램이 떠받치고 있다. AI 트렌드가 훈련에서 대규모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HBM뿐 아니라 DDR5, LPDDR5X, GDDR7, eSSD 등 D럠·낸드 가릴 것 없이 범용 메모리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로 스마트폰, PC에 들어갔던 LPDDR이 AI 서버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HBM뿐만 아니라 일반 메모리 제품에서도 고객사들이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려 한다. 일부 고객사는 내년 물량을 선구매하고 있어 공급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사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범용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5∼50% 상승하고,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50∼5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이같은 호재를 사업 기회로 삼으려면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해 적기 공급하는 것이 요구된다. 메모리 업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당장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범용 D램 생산량은 월 50만장, SK하이닉스는 월 38만장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생산능력의 78%를 범용 D램에 할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범용 D램 증설 여력을 보유한 점도 범용 D램의 호황을 크게 누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평택사업장 4라인(P4) 증설에 이어 지난달 16일 골조 공사를 결정한 5라인(P5)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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