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활용 전기생산 극대화 기술 개발

UNIST 박영빈 교수팀, 국제 학술지 게재
탄소섬유 복합재에 코팅 기술로 전류 확보


탄소섬유 복합재에 코팅으로 전류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한 UNIST 박영빈 교수, 이성환 박사(제1저자), 김재진 연구원(제1저자) (왼쪽부터) [UNIST 제공]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기존의 기술을 크게 개선한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15일 기계공학과 박영빈 교수팀이 빗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탄소섬유 복합재 기반 물방울 발전기(액적 발전기, S-FRP-DEG)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방울 활용 에너지 확보 기술은 물방울과 고체 재료가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이다. 이 기술은 지난 2020년 처음 제안된 이후 금속 기반 물방울 발전기가 개발됐으나 금속이 빗속의 오염물질에 의해 쉽게 부식되는 문제가 있었다.

박 교수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부식에 강한 탄소섬유 복합재를 개발했다. 탄소섬유 복합재는 탄소섬유 다발을 플라스틱 수지에 섞은 소재로 가벼우면서도 강해 건물 지붕과 같은 외장재로 쓸 수 있는 소재이다.

탄소섬유 복합재 발전기는 양전하를 띠는 빗방울이 음전하를 띠는 복합재 표면에 닿았다 떨어지는 순간 전하 입자가 탄소섬유를 타고 이동하면서 흐르는 전기를 확보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아래 그림>

빗방울 발전기 표면에서 빗방울이 튕겨져 나간 모습 [UNIST 제공]


연구팀은 또 복합재 표면을 특수 가공한 뒤 코팅재를 입혀 빗방울의 순간적 접촉 면적은 넓히되, 빗방울이 빠르게 구슬처럼 변해 표면에서 굴러떨어지도록 만들어 발전기의 성능도 개선했다. 코팅재는 복합재 표면을 나노 돌기와 왁스층으로 덮여 물방울이 잘 구르는 연꽃잎과 같이 빗방울이 튕겨 나가도록 해 순간적 접촉성을 높이고, 또 도심 오염물이나 매연이 달라붙는 것도 막을 수 있어 야외에 설치하는 발전기가 성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발전기는 약 92μL(마이크로리터) 크기의 빗방울 하나가 떨어질 때 최대 약 60V의 전압과 일정 수준의 전류를 생산했다. 발전기 4개를 직렬로 연결했을 때는 LED 전구 144개를 순간적으로 점등해냈다.

연구팀은 빗방울이 많이 떨어질수록 전기 신호가 더 자주 발생하고 강우량에 따라 펌프 작동 횟수가 달라지는 발전기의 성능을 활용해 폭우에 따른 침수 상황을 구분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박영빈 교수는 “이 기술은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빗물만으로 건물이나 교량 같은 도시 기반 시설을 관리하고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항공기나 자동차 등 탄소섬유 복합재가 들어가는 모빌리티의 자가 전원 기술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1월 2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