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통제 일부 완화…EU 산업계 숨통 트이나

中, EU 기업 장기 수출 ‘일반 허가’ 적용
반복 선적 가능한 EU가 요구해 온 방식
승인률 50%→70%로…통제 틀은 유지


중국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에서 기존 6개월 단건으로만 적용됐던 수출 허가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완화하는 방안을 적용했다. 유럽은 완화된 희토류 수출 허가가 핵심 원료 병목현상을 겪어온 산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 기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산업계로부터 일반 허가(general license)가 실제로 발급되고 있다는 초기 보고를 받고 있다”며 “전체 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복 선적 가능한 ‘일반 허가’…EU가 요구해 온 방식=‘일반 허가’는 사전에 승인된 구매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희토류를 반복적으로 선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 2023년 8월부터 중국이 적용해온 희토류 수출 허가제는 한 번에 한 건만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허가가 유효한 기간도 한 건당 6개월이었다.

기존 중국의 허가 절차에서는 기업들이 각국 규제 당국조차 요구하지 않는 수준의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여기에는 공급망에 대한 상세 정보는 물론, 물류·제품 관련 사진 자료까지 포함돼 기업들의 행정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일반허가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 번에 1~3년간 장기 허가를 받을 수 있고, 한 번 받은 허가로 여러 건을 선적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희토류의 장기 계약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럽 산업계가 강하게 요구해 온 방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측을 상대로 일반 허가 도입을 집중적으로 요구해 왔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지난 4월 설정된 기존 허가 절차가 지나치게 관료적이라는 문제 제기에 중국 측이 수용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 결과 첫 번째 일반 허가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U 관계자들은 유효 기간이 1년 정도인 허가가 발급될 경우, 독일 자동차 업체를 비롯한 핵심 제조업을 위협해 온 공급 병목 현상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지난 4월 이후 중국 정부가 허가 요청의 약 70%를 승인했다며, 이는 이전에 추산됐던 약 50% 수준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라 반색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완화 신호 속 ‘관리 체제’는 유지=중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일부 핵심 광물의 수출을 관리하기 위해 허가 제도를 도입하면서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산업계에 큰 불안을 촉발했다. 희토류는 중국이 생산과 가공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분야다.

앞서 올해 초 싱가포르국립대가 발표한 보고서는 일부 중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을 “거의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광물은 로봇, 자동화, 첨단 방위 산업,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기술 등 이른바 ‘미래 산업’의 핵심 투입 요소로 꼽힌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정 휴전을 맺으면서 희토류 수출 통제 수위는 낮췄지만, 전반적인 관리 체제는 유지해오고 있다. 희토류 수출 통제는 언제든 중국이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유럽 등 글로벌 산업계가 우려섞인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한편, EU와 중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다른 통상 현안을 두고도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에 기반을 둔 중국계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Nexperia)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 이후, 반도체 수출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과의 막대한 무역 불균형 문제에서도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유럽의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연간 3000억유로(약 518조원)에 달하는 무역 적자를 상시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주 단위로 상품 유입을 점검하는 수입 감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으며, 이것이 향후 조치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이와 별도로, 쉬인 등 중국발(發) 저가 유통망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으로 유럽 소매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2026년 중반부터 소형 소포에 3유로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조치도 내놨다. 집행위원회는 또 현지 부가가치 창출과 기술 이전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의 직접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중국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전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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