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통일교 특검 못 받을 것 없다” 野 “대통령 통일교 만났나 궁금”

“통일교 특검 받지 않을 거란 야당 착각” 수용 공식화
국민의힘·개혁신당 합의 ‘제3자 추천·단일’ 특검
여당 “여야·지위고하 막론” 특검 방식·범위 난항 예상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김해솔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못 받을 것도 없다”며 야권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도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났는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통일교 특검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억지로 주장한다”면서도 “그러나 못 받을 것도 없다.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시켜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통일교에 대한 특검을 하자”며 통일교 특검 수용을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뭔가 착각한 것 같다. 마치 민주당이 뭐라도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줄 알고 앞장서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며 “아마 내심으로는 특검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라고 직격했다.

이는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한데 모아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되, 통일교 연루 의혹은 특검으로 접근하기보다 경찰 수사부터 지켜보자던 그간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전격 수용에는 여론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의 흐름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긴밀하게 조율했다”며 “‘여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 말씀에 따라 대통령실과도 지속 공유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통일교 특검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통일교 특검 찬성이 67%에 이르렀다.(응답률 10.8%,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만시지탄이지만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특검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좋다. 특검을 수용한다니까 만나서 바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연합]

국민의힘은 통일교 연루 의혹을 이 대통령에 겨누며 공세를 높여가던 상황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났는지 전혀 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자체가 통일교 게이트 특검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야권에서 제안하는 특검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전날 송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특검법 공동 발의에 합의했다. 법원이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제3자 추천’ 방식으로. 특검을 임명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의 통일교 관련 편파 수사 의혹 등을 수사하는 ‘단일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혁신당은 통일교 연루 의혹에서 양당에 비해 자유로운 만큼,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하거나 추천된 특검을 스크리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양보한 것이다. 국민의힘도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유착 관계를 수사하던 민중기 특검에 대한 ‘쌍특검’ 주장을 잠시 접었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 추천 방식에 관해 “협의 과정에서 논의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특검 대상을 놓고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인사를 총망라한 건 당연한 조건”이라며 “원내지도부는 지금 산적한 수백 건의 민생법안 처리를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조차 사전에 협상카드로 고려하지 않고 통일교 특검을 전격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통일교 특검이 민주당 인사들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대장동 시즌 2’가 되면 안 될 것”이라며 “사실상 또다시 야당을 탄압하는 특검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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