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본원적 기술 경쟁력 회복”

22일 반도체 기흥·화성 캠퍼스 방문
메모리 ‘제2의 부흥’ 주문·지원 약속
李,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광폭행보
빅테크 CEO와 회동 사업 성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기흥과 화성 캠퍼스를 잇따라 방문해 기술 경쟁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다시 한번 본원적 기술 경쟁력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날 방문이 최근 삼성 반도체 경쟁력이 다시 빠르게 재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을 두고 이 회장이 메모리에 대한 ‘제2의 초격차’ 달성을 주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이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평택·화성 등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대응하고자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고부가 제품 비중도 확대 중이다.

지난달에는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인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5공장)의 골조 공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안정적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시설 투자도 병행한다. 평택캠퍼스 5공장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라인으로 추진하던 평택캠퍼스 4공장의 2단계 라인을 첨단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해 건설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부터 HBM 출하량을 확대하며 반도체 사업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태다. 여기에 6세대 HBM인 HBM4도 고객사로부터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성능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제2의 HBM’이라 불리는 ‘소캠(SOCAMM) 2세대’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범용 D램가격이 상승하며 이익률이 크게 반등하고 있다.

KB증권은 23일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 영업이익 10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내년 삼성전자의 ‘2세대 소캠’ 공급량은 100억Gb(기가비트)로 추정돼 엔비디아 대상 공급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 HBM 출하량은 올해보다 3배 증가하고, HBM4 비중은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에서 D1c(10나노6세대) 성능 우위, 파운드리에서 4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베이스 다이(기본 반도체 칩) 기술, 압도적인 생산 능력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메모리 1위 왕관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사법리스크를 털어버린 이 회장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잇달아 회동을 가지며 사업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올해 이 회장은 전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과 활발히 네트워킹하면서 AI, 반도체 등 첨단 신사업에서 삼성의 돌파구를 뚫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제 굵직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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