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검증 안 된 주장” 일축…범부처 TF 부총리급으로 격상
경영진 ‘책임 회피’ 논란 가열…30일 ‘슈퍼청문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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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고객 계정 약 3370만 개가 무단으로 해킹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한 달 만에 용의자를 특정하고 장비를 회수했다고 발표했지만, 사태를 둘러싼 의구심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쿠팡의 발표를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대응 수위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했고, 정치권은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예고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 회의를 열고, 기존 차관급이었던 ‘쿠팡 사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배 부총리 주재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통령실과 주요 부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정부의 이같은 강경 대응은 같은 날 나온 쿠팡의 발표와 대조를 이룬다.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포렌식 결과 범행을 저지른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며 “해당 직원이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로 기기에 저장(유출)한 정보는 약 3000개에 불과하며, 외부 전송 흔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범인이 수사망이 좁혀오자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으나 잠수부를 동원해 이를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민관합동조사단이 가동 중임에도 쿠팡이 협의 없이 휴일에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며 “기업 측의 주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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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연합] |
쿠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반쪽짜리 발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체포 시점과 장소, 수사 공조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용의자가 중국 국적자로 알려진 상황에서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정말로 제3자에게 정보를 넘기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개인정보가 거래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현재 이번 사태를 대하는 경영진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사태 수습을 약속했던 박대준 전 대표가 돌연 사임하고, 한국어 구사가 어려운 해롤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CAO)를 임시 대표로 선임한 것을 두고 “국회 청문회 등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패막이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개인정보 관리 체계의 허점과 경영진의 책임론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쿠팡은 “조만간 고객 보상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보상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집단 분쟁조정과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 구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