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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저녁 서울 공덕역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 |
상습 음주 운전자의 면허 재취득 시 ‘음주 운전 방지 장치(Ignition Interlock Device, IID)’ 부착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내년 10월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한다. 5년 내 2회 이상 적발된 재범자의 비율이 40%에 달하는 상황에서, 먼저 이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은 이미 뚜렷한 사고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0월부터 도로 위 본격 등장 28일 경찰청이 발표한 ‘2026 달라지는 도로교통법령’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0월 제도 시행 이후 음주 운전 재범으로 적발돼 2년의 결격 기간을 마친 대상자들이 내년 10월부터 장치를 부착하고 도로에 나오게 된다. 대상은 최근 5년 이내 2회 이상 음주 운전 경력이 있는 재범자로, 면허를 다시 따려면 반드시 이 장치를 차량에 설치해야 한다.
장치는 운전자가 호흡을 통해 음주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만 시동이 걸리는 구조다. 설치 비용은 약 300만 원 수준이며, 경찰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의하여 기기 대여(렌털)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강력한 처벌 규정도 마련됐다. 장치 없이 운전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면허가 다시 취소될 수 있다. 특히 타인이 대신 불어주는 등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에 처해진다.
우리보다 앞서 이 제도를 도입한 선진국들의 데이터는 고무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분석에 따르면, 음주 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한 위반자는 그렇지 않은 위반자에 비해 재범률이 약 67% 감소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또한 이 제도를 통해 음주 관련 치사 사고를 평균 15%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이 장치를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를 한 명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교통안전 정책인 ‘비전 제로(Vision Zero)’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음주 운전자가 면허 취소 대신 장치를 부착하고 의료 상담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재범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는 극적인 효과를 보였다. 프랑스의 경우 2015년부터 모든 통학버스에 이 장치 설치를 의무화해 어린이 안전 사고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 등 국제 기구들은 음주 운전 방지 장치가 면허 취소보다 사회 복귀를 돕는 동시에 안전을 보장하는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한다.
경찰이 고비용과 관리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한국의 높은 음주 재범률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음주 운전자 중 2회 이상 적발된 재범 비중은 40%를 웃돈다. 기존의 면허 정지나 취소만으로는 ‘무면허 음주 운전’ 등 사각지대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실제 음주 운전 방지 장치 장착 차량이 늘어나면 외국처럼 음주 운전 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