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새해부터 한국 포함 FTA 미체결국에 관세 인상…최대 50%

자동차·철강 등 1463개 전략 품목 대상
“일자리 보호·국산화” 내세웠지만 중국 견제 관측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2025년 12월 22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멕시코가 새해부터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자동차와 기계·철강 부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한다. 일부 품목의 경우 관세율이 최대 50%까지 오르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실은 품목별 관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관보(Diario Oficial de la Federacin)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2026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관세 인상 대상은 신발, 섬유, 의류, 철강, 자동차 등 멕시코 정부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 산업’으로 지정한 1463개 품목이다. 관세율은 대체로 5~35% 수준이며, 일부 철강 제품에는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대상 국가는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로, 대한민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됐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조치가 “약 35만개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역 왜곡과 수입 의존도를 바로잡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정부는 핵심 생산망에서 국산 부품 비중을 15%까지 높이는 ‘멕시코 계획(Plan Mxico)’에 따라 수입 원자재의 국내 대체와 ‘멕시코 생산(Hecho en Mexico)’ 프로그램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산업 보호와 투자 유치를 내세웠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을 감안할 때 이번 관세 인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논리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멕시코가 경제 규모와 구조 면에서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멕시코는 수출의 약 83%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인 USMCA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USMCA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며, 멕시코 또는 캐나다와의 양자 협정 체결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관세 인상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멕시코는 2024년 중국과의 교역에서 1131억달러 규모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멕시코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이번 관세 변경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멕시코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상업·경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주한 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이번 조치가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과 마킬라도라·IMMEX 제도를 통한 인센티브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통관 과정에서의 예기치 않은 불이익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일방적·보호주의적 조치를 시정하라고 촉구했으며, 인도는 멕시코에 특혜무역협정 체결을 제안하는 등 각국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