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버지니아주 타이슨스 갤러리아서 열려
일상-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경험들 선사
상시 디스플레이 컬렉션으로도 소개돼
“긴장 잠시 내려놓는 공간적 감각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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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럭셔리 백화점 니먼마커스 타이슨스 갤러리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재미작가 준 윤. 그는 ‘머무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본인의 작품 다섯 점을 현재 3층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룸에 상시 디스플레이 컬렉션으로 소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준 윤 작가의 작품. |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거의 3년전인 2023년 2월. 강남 유경서원갤러리에서 열린 재미작가 준 윤(June Yun) 아티스트 초대전에 간 적 있다. 그는 병과 병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에 천착해 작품활동을 하는 이로 이름나 있었고, 뭔가의 이끌림에 갤러리를 찾아 인터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병(Bottle)에 푹 빠져 살았다고 했다. 충격과 황당, 고통과 절망 속에서 뭔가 봄과 같은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 답을 병에서 찾았단다. 그때 팬데믹과 지구환경, 전쟁과 평화라는 글로벌이슈는 그래서 그의 작품에 주요 이슈가 됐다. 갤러리에서 만난 그는 “병속의 메시지는 제가 들려주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있는 서사를 끌어주기를 원한다”고 했다.
거의 3년이 지난 며칠전,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국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단다. 병(Bottle)을 벗어나 다른 키워드로 그가 이동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메일을 통해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준 윤은 미국 워싱턴 DC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여성 작가인데, 최근 휴식과 회복의 정원을 상징하는 미국 럭셔리 백화점 니먼마커스 타이슨스 갤러리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전시회 주제는 ‘The Dreaming Garden’이다. 준 윤은 “이 전시는 단순한 그림의 전시를 넘어 시간이 멈추고 색채가 숨 쉬며, 삶의 조각들이 고요히 피어나는 공간을 제안한다”며 “관람객에게 일상의 빠른 흐름 속에서 잠시 멈추고, 내면의 평온과 회복을 찾는 초대장과도 같다”고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전시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 타이슨스 갤러리아에 위치한 니만 마커스 카페 공간에서 진행 중이며,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준 윤은 앞서 ‘머무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본인의 작품 다섯 점을 현재 3층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룸에 상시 디스플레이 컬렉션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공간은 VIP 고객과 퍼스널 스타일리스트가 프라이빗하게 만나는 장소로, 전시가 아닌 ‘선별된 컬렉션’ 형태로 작품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작가의 작업이 브랜드 미학과 공간 언어 속에 자연스럽게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준 윤은 그동안 여성성, 정체성, 사회적 메시지를 주제로 회화와 피규어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최근에는 보다 내면적인 흐름으로 시선을 옮겨 ‘쉼’, ‘호흡’, 그리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이번 니먼마커스 공간에 놓인 작품들은 본인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The Dreaming Garden’ 연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했다. 아키텍처를 연상시키는 아트시티의 구조적 화면 구성, 정원을 닮은 색의 흐름, 그리고 현실과 꿈의 경계에 있는 듯한 인물들은 관람자에게 특별한 해석을 요구하기보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완시키는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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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먼마커스 3층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룸에 상시 디스플레이 컬렉션으로 소개되고 있는 준 윤 작가의 작품과 이 공간에서 편한 쉼을 갖고 있는 관객들. |
작가는 “이 시기의 작업은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 사람들이 잠시라도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적 감각을 제안하는 데 가깝다”고 했다. 빠르고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역할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같은 다양한 주제들은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로 ‘원(Circle)’의 개념이 작업 전반에 작동한다. 원은 화면의 중심에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아키텍처, 인물, 정원, 감정의 층위들을 하나의 질서로 묶는 내적 언어로 기능한다.
준 윤은 미국을 대표하는 공공 예술 공간인 ‘Torpedo Factory Art Center’를 기반으로 활동해왔으며, 공공성과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전시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는 니먼마커스에서는 Asian American & Pacific Islander Heritage Month, Pride Month, Back to School 시즌 등 다양한 문화적 맥락의 아트 디스플레이와 큐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업 공간과 예술의 접점을 실질적으로 구축해왔다.
준 윤은 국내에서는 과거 이화여대 여성암병원전시, 강남 신세계 인근 공간에서의 미디어 전시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과 만나왔다. 개인적 서사와 동시대적 감각을 균형있게 다뤄온 작업은 공간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되는 특징을 지닌다.
니먼마커스의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룸에 놓인 준 윤의 작품들은 전시를 넘어 ‘공간에 머무는 예술’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작품은 소비의 대상이기보다 일상의 흐름 속에서 감각을 쉬게 하는 하나의 풍경으로 기능한다.
준 윤은 ‘Dreaming Garden’를 통해 조용히 제안한다. ‘아름다움이 반드시 강렬할 필요는 없으며, 때로는 머무를 수 있을 때 더 깊어진다’는 사실을.
ys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