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디지털 규제 불만에 대미 아웃리치 전개…“통상 마찰 차단”

여한구 통상본부장, 통상추진위 주재
EU·캐나다 철강 규제, 멕시코 관세 조치 대응책도 마련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국무부가 우리나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통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가 대미 아웃리치(대외 소통)를 통해 불필요한 마찰 차단에 나선다.

유럽연합(EU)·캐나다의 철강 수입 규제와 멕시코의 관세 조치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도 국익 확보를 위한 실효적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53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주요국 통상 현안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외교부,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 고용노동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부, 법무부, 식품의약안전처, 지식재산처,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관세청, 조달청, 산림청 등 관계부처 국과장급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한미 간 통상 이슈로 떠오른 국내 디지털 입법 관련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24일 우리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주요 적용 대상이 자국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국내 디지털 규제가 양국 간 통상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관계부처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미 아웃리치를 전개하기로 했다. 해당 입법이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대미 소통을 강화해 불필요한 통상 마찰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난달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어 농산물, 플랫폼, 지식재산권 등 ‘비관세 장벽’ 관련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측이 우리나라에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가져올 것을 요구하면서 연기된 상태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EU·캐나다의 철강 수입 규제, 멕시코의 관세조치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도 집중 점검했다.

또 지난 11월 이재명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후속조치로 북아프리카 핵심국인 이집트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조속히 개시해 그간 FTA 불모지였던 북아프리카와의 통상협력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와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동반국 중심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집중 확대하고, 메가 FTA를 통한 중견국 간 전략적 연대도 구축한다. 공급망·디지털·그린 등 신통상 규범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통상협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올해에도 우리가 처한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격랑 속에서 ‘국익 중심의 통상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통상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보스 포럼 계기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를 필두로 제14차 WTO 각료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채널을 통해 글로벌 다자 통상질서 복원과 새로운 통상규범 형성에도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