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브랜드가치 3년째 하락…1년 새 154억달러 증발

브랜드파이낸스 “머스크 정치 행보·신차 부재 영향”

실적 전망은 낮아졌지만 월가 목표주가는 오히려 상향

[AP=연합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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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가 3년 연속 하락하며 지난 1년 동안에만 약 154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혁신 신차 부재,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이 브랜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장조사·컨설팅 업체 브랜드파이낸스는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가 최근 1년간 154억달러(약 22조2000억원) 감소해 약 276억1000만달러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하락률은 약 36%로, 테슬라는 3년 연속 브랜드 가치 감소세를 기록했다.

테슬라 브랜드 가치는 2023년 1월 66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4년 583억달러, 2025년 초 430억달러로 내려앉았고, 올해 들어 추가 하락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기업 재무자료와 소비자 설문조사를 결합해 브랜드의 금전적 가치를 산정한다.

이번 조사에서 테슬라는 ‘평판’, ‘추천 의향’, ‘신뢰도’, ‘쿨함’ 등 핵심 지표 전반에서 점수가 하락했으며, 특히 유럽과 캐나다 시장에서 낙폭이 컸다. 미국 내 추천 점수는 10점 만점에 4.0점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8.2점에서 급락한 수치로, 소비자들이 테슬라 구매를 지인에게 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브랜드파이낸스는 브랜드 가치 하락 요인으로 혁신적인 신차 출시 부재,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그리고 머스크의 잦은 정치·지정학적 발언과 경영 집중력 저하를 지목했다. 데이비드 헤이 브랜드파이낸스 CEO는 “머스크의 과도한 외부 개입이 브랜드 신뢰를 훼손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쟁사인 중국 BYD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 1년간 약 23% 상승해 172억9000만달러로 추산됐다. 자동차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는 도요타가 약 627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르쉐 등이 테슬라를 앞질렀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2026년 테슬라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 12개월간 141억달러에서 61억달러로 56% 급감했지만, 같은 기간 평균 목표주가는 337.99달러에서 409.49달러로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월가에서는 전기차 판매보다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차량 인도량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으며, 테슬라는 AI와 로봇 기술 진전이 실적을 좌우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이미 430달러대로, 월가 평균 목표주가를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브랜드 가치 하락과 주가 기대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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