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외교회담 결과 ‘관세’ 빼고 발표…관세 재인상 속도

韓 자료엔 “관세 합의 이행 노력 설명”
美는 관세 언급없이 ‘한국 투자 확대’만
美, 25% 관세 인상 유예 요청에 ‘난색’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합의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국내 노력을 설명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압박 속 한미간 통상에 이은 외교 담판도 이렇다 할만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미국의 25% 관세 재인상 방침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빈손’에 그쳤다. 미국은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발표에서 관세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의 투자 확대만 강조했다. 미국은 오히려 관세 재인상 조치를 공식화하기 위한 관보 게재 관련 실무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 장관은 이날 루비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JFS)를 발표한 뒤 3개월 만이다. 양측은 JFS 이행과 북한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한미간 관세 합의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국내적 노력을 설명하고 “통상 당국 간 원활한 소통과 협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외교 당국 차원에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다만 양국은 관세 합의보다는 ‘안보 분야 합의 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긍정적 기류와 모멘텀을 확산시켜 나가도록 노력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조 장관은 안보 분야 합의와 관련해 “신속하고 내실있게 이행해 나가자”면서 “올해 중 구체적인 이정표에 따라 원자력, 핵추진잠수함, 조선 등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루비오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도 “필요한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보다 조속히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를 독려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 자료에선 관세 관련 내용이 아예 빠졌다. 국무부는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민간 원자력, 핵추진잠수함, 조선, 미국 핵심 산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투자 확대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우리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관세 재인상 조치 유예 또는 철회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방미에 앞서 “우리 국회 절차에 따라 양 정부 간 합의된 것이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 내용을 미측에 잘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통상라인도 미 측에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까지 25% 관세 재인상 조치 유예를 요청했지만 미 측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언급한 관세 재인상 조치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관세 인상 발표를 앞두고 관계 부처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 본부장은 이날 “미 측은 우리의 시스템이 (자신들과) 다른 부분을 이해 못한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도 아웃리치(대미 접촉)를 계속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 행정부 차원에서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발표를 공식화하기 위한 부처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양국은 이날 북한 문제도 논의했다. 우리 측은 ‘북한 문제’라고 언급했지만, 미국 국무부는 “(두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또 지역 안정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기 위해 미·일·한 3국 협력의 중대성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우리 외교부는 “양 장관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면서 “조 장관은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 나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미가 함께 대북 대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견인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방일 성과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주변국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루비오 장관은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한다.

공급망과 관련한 미측의 언급도 포함됐다.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은 안전하고 회복력 있으며, 다각화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서 한국이 보인 중요한 리더십 역할에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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