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쁘다 바빠” K뷰티 바람타고 美시장 ‘활활’… 한국콜마 세종공장 ‘풀가동’

한국콜마 본사 건물 전경 [한국콜마]

전의일반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한국콜마 ‘세종공장’
이른 아침부터 20톤 카고 트럭 쉴새없이 물건 실어 날라
고객의 물류창고까지 배달… 소량은 1톤트럭으로 수송
11개 생산 라인 풀가동… 핵심은 선크림 생산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K뷰티’의 핵심 시설 한국콜마 세종공장은 KTX 천안아산역에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세종시 전의일반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4층 높이의 공장 건물 가운데 1층과 2층에는 핵심 생산시설들이 위치했고, 물류동과 창고동 생산시설들은 최적의 이동 동선에 맞춰 배치돼 있었다. K뷰티의 핵심시설답게 그곳을 찾는 고객사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콜마 공장을 방문한 이날도 30여명의 고객사 관계자들이 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장면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평소에도 방문하는 고객사들이 많은데, 최근들어 그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서 방문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사람의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을 만드는 공장. 그래서 공기의 질을 관리하는 것부터가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다. 공장 입장을 위해선 신고있던 신발위에 덧신부터 신어야 했다. 먼지가 없도록 관리된 내부 공기가 바로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자회사 HK이노엔은 숙취해소제 컨디션을 만들고 있다. [홍석희 기자]

공장 출입문을 지나면 1층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는 곳은 콜마의 ‘역사’가 기록돼 있는 ‘콜마 박물관’이다. 한국콜마가 그동안 만들었던 제품들이 소개돼 있는 장소인데, 눈에 띄는 것은 숙취해소제로 유명한 ‘컨디션’과 각 가정마다 필수 상비약이었던 ‘안티푸라민’까지 전시돼 있었다. ‘화장품 회사가 이런 걸 다 만들었나’고 회사관계자에 물었더니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 고객사에 공급하는 ODM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콜마의 핵심 시설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략 100여미터 정도 되는 시설 관람 코스다. 이동 동선마다 1층에 설치된 생산 시설들의 역할과 작업자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거대한 배합시설과 이를 모니터링 하는 모니터, 그리고 이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작업자들의 동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각 시설이 어느정도까지 제품을 만들었는지를 표시하는 ‘진도율’도 2층에서 모니터로 확인가능했다.

이는 모든 생산 데이터가 디지털화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디지털화 된 자료는 ODM 회사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얼마나,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려 만들 수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것은 다음 제품 생산의 기초 자료다. 누적 자료는 한국콜마가 다음번에는 더 좋은 제품을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능력의 원천이다. 현장에서 본 한 모니터엔 “1만2000개의 생산 목표 가운데 현재 6500개가 만들어졌다”고 표시됐다. 핵심 경영 노하우는 역시 누적된 데이터에 있었다.

한국콜마의 현장 관계자들은 공정의 핵심이 ‘배합’이라고 단정했다. 결국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을 얼마만큼, 어떤 조건에서 섞느냐다. 이곳에는 배합시설이 모두 3곳이 있었고, 수톤 규모의 벌크 형태로 원료 물질을 만들어 보관하는 저장소가 따로 마련돼 있다. 기름과 물이 잘 섞이도록 최소 4시간 이상 배합 과정을 거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겉으로는 같은 제형처럼 보여도, 질감·흡수감·향·점도·안정성은 미세한 차이에서 갈린다. 그 미세를 잡는 게 배합이고, 배합이 곧 제조의 핵심이라고 했다. 제조의 핵심인 배합 과정은 그래서 철저히 ‘사진촬영’이 금지됐다.

한국콜마 공장 내부 생산라인 사진. 로봇팔은 생산된 제품 정교하게 옮겨 놓았다. [한국콜마]

직접 생산라인으로 내려가기 위해선 별도의 방진복과 헤어캡, 마스크까지 착용을 해야 했다. 2층 관람 시설에선 신발 덧신이 전부였다면, 생산시설엔 보다 엄격한 위생 관리가 뒤따랐다. 이날 방문했던 생산 현장은 11개 라인이 모두 풀 가동되고 있었다. 생산 시설은 크게 보면, 제형이 튜브에 주입되고 밀본된 뒤 박스에 담겨 생산라벨이 붙여지는 과정이었다. 작업 대부분은 자동화가 돼 있었다.

물론 자동화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고객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특수 형태의 박스는 자동화가 어렵다. 이 경우엔 사람이 직접 박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날 방문했을 때에도 한 생산 라인에 10여명 안팎의 작업자들이 배치돼 박스를 직접 접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고객사의 요청에 최대한 맞춰 자동화 제작이 어려운 박스도 제작해 포장용기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생산 라인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진 제품은 선크림이었다. 모두 11개의 생산 시설 가운데 5개가 선크림 생산이었다. 자동화된 생산라인에선 1분에 60개씩 1초에 1개씩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치의 오차 없이 튜브에 내용물이 주입되고 입구 봉합까지 한 곳에서 끝났다. 주입-정량-봉합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콜마의 경쟁력은 ‘좋은 레시피’만이 아니라, 그 레시피를 흔들림 없이 찍어낼 수 있는 설비·데이터·관리 체계까지 포함된다.

품질 관리(QC)는 ‘몇 번 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하느냐’가 더 중요해 보였다. 한국콜마는 원재료부터 마지막 출고 단계까지 총 6번의 품질 확인을 거친다. 현장에서는 불량품이 걸러지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튜브 한쪽 끝이 파손돼 불량으로 분류된 제품이 걸러져 불량품 소쿠리에 들어가 있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런 불량은 거의 놓지지 않고 잡아낸다. 숙련된 작업자들의 눈에는 한번에 보이는 것이 이런 불량”이라고 했다.

검수와 패킹으로 이어지는 과정 역시 자동화 됐다. 라벨링, 품질 인증, 유통기한 표시가 자동으로 처리되고, 옆동에서는 완성된 박스를 100개, 500개 단위로 묶어내는 과정까지 이어졌다. 사람이 손으로 확인하고 붙이는 구간이 줄어든다는 건 단순히 인건비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생길 수 있는 구간’을 최소화한다는 뜻이고, 그 편차는 곧 고객사 신뢰와와 직결된다. 특히 고객사가 많고, 고객사마다 레시피와 규격이 다른 ODM(제조자개발생산) 구조에선 편차를 줄이는 것이 곧 품질의 핵심이다.

공장 밖 물류 구간에선 ‘납기’가 생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완성 제품은 15톤 대형 카고 트럭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고, 물량이 많을 때는 고객사의 물류창고로 직접 배송허게 된다. 계약부터 생산, 배달 완료까지 빠르면 3개월이 걸린다.

대한민국 모든 가정의 필수 상비약이었던 안티푸라민(유항양행)도 과거엔 한국콜마가 제작했다. 안티푸라민은 소염 진통제로 발목이 삐는 등 다쳤을 때 바르는 약이다. 어린이 해열제 맥시부펜도 한국콜마가 만들었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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