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협상 때 국민탄압 논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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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달 8일 반정부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이란 당국이 반정부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겨냥한 보복을 본격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시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체포하는 등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은 작년 12월 말 시위가 발발한 이후 체포된 이들을 최대 4만명으로 추산한다.
당국이 발표한 3000명의 10배가 넘는 규모로 계속 증가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반정부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시위대를 겨냥한 보복성 체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붙잡혀간 이들 중에는 시위 참가자뿐만 아니라 당국의 강경진압에 다친 이들을 치료한 의료진도 포함됐다. NYT는 이란 내 의사들을 취재한 결과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등 최소 11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시위에 나섰다 살해당한 이들의 유족도 보복의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시위에 사망자를 3000명 안팎으로 보지만 유엔, 인권단체들은 수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박한다.
NYT는 당국이 유족과 친척들을 정기적으로 소환해 장례식을 비롯한 추모 행사를 통제하려고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유족은 “당국이 울지 말라고, 장례식이 열린 주택에서 나오지도 말라고 각서에 서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란 당국의 이 같은 보복은 반정부시위를 체제전복의 직접적 위협으로 보는 지도부의 공포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 체제는 서방의 제재 때문에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민생고와 맞물려 극도로 악화한 여론 탓에 반체제 시위가 당장 재발할 수 있는 데다 주적인 미국은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 이란인권 소장은 이란 당국이 시위 가능성을 봉인하려고 ‘집단 처벌’을 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란 내에서 시위는 소강상태이지만 저항 움직임은 여전히 관측된다. 영화감독, 법률가, 인권운동가 등 시민사회 인사 17명은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조직적으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난주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 전역의 의대, 간호대, 치대 31곳 학생들은 동료 학생들의 피살, 계속되는 의료진 탄압에 반발해 시험을 거부하고 연좌농성을 벌였다.
시위대를 겨냥한 이란 당국의 광범위한 보복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관측된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6일 오만에서 만나 일단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회담을 개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사안을 포괄적으로 다루길 원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현지매체들에 핵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미사일 구축과 중동 내 대리세력 조직, 시위대 학살에 대한 책임 등 의제를 협상할 자리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 중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이란은 모든 당사자, 특히 역내 국가들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역내 주요국, 러시아, 중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