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지식에 환자감정까지
더 큰 간호 위해 중환자실 자원
입원환자, 간호에 감동 본지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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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특수음압중환자실 김혜경 간호사가 환자 처방에 맞춰 수액이 정상 속도로 흡수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울산=박동순 기자 |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환자가) 밤새도록 아파하고, 투정하고, 고함쳐도 한결같이 넉넉한 얼굴로 어르고, 달래고, 아픈 곳을 물어보며 토닥거리고……. ‘천사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뇌동맥류로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특수음압중환자실 뇌혈관중환자병상에서 3일 동안 입원했던 노장택(64·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씨는 이 병원 간호사가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감동해 본지에 미담(美談)을 전했다. 미담은 밤새 중환자들의 소란에 잠 한숨 못 자면서 관찰한 간호 모습이었다.
그 주인공은 입사 8년차 김혜경(30) 간호사. 김 간호사는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5월 입사했다. 내과병동에서 근무하다 지난 2020년 12월 특수음압중환자실이 개소하자 자원했다. 자원 이유는, 일반병동보다 힘들어도 간호사로서 긴장감을 가지고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울산대학교병원 특수음압중환자실은 환자 이동 없이 혈관 중재 시술과 전통적 수술, 영상 진단이 한 공간에서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 음압 CT실, 음압·양압 중환자실, 감염병 중환자실을 함께 갖춘 구조다. 중환자 진료에 필요한 시스템·시설·장비·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간으로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1등급’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환자를 ‘관리 대상’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로 대하는 23명의 전문 간호 인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신 장비와 시설을 정확히 운용하는 전문성, 환자의 정서까지 돌보는 환자 중심 간호를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환자를 위한 철저한 준비 덕분에 중환자실의 특성상 환자의 의사 표현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지난 2025년에만 병원 내에서 시행하는 ‘친절간호사’를 6명이나 배출했다. 김 간호사를 비롯한 간호사들은 환자의 불안함을 먼저 알아차리고 환자 눈높이에서 간호하는 일이 일상이다. 이는 개인의 친절을 넘어 조직 문화로 정착됐다.
“중환자실에는 보호자가 없고 기계 소리만 들립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에 심적 고통도 더해집니다. 진통제를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간호사는 환자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김 간호사의 이 같은 간호 철학은 동료문화로도 이어진다. 이 병동에서는 ‘내 환자, 네 환자’의 구분이 크지 않다. 누군가 힘든 순간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손이 더해진다. 환자를 중심에 둔 간호는 결국 간호사들 사이의 협력과 신뢰로 확장된다.
울산대학교병원 특수음압중환자실은 국가지정격리병상 4개를 포함해 20병상 규모다. 겨울철에는 환자가 많아 간호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뇌동맥류 환자는 위치와 크기, 개수가 확인돼 수술을 받으면 중환자실로 옮겨진다. 이때부터 중환자실 간호는 단순한 보조 업무를 넘어선다. 맥박, 혈압, 호흡, 체온, 산소포화도 등 환자의 미세한 변화는 간호사의 관찰과 판단을 통해 의료진에게 직접 전달된다.
이영신 간호본부장은 “하이브리드 수술실과 음압 중환자실은 중환자 진료와 간호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그 공간을 진정한 치료의 장소로 만드는 것은 결국 환자 곁을 지키는 간호사의 세심함과 태도”라고 귀띔했다.
김 간호사는 이처럼 임상에서 보다 전문적인 간호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병원에서 등록금 등을 지원하는 직원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집에 가겠다고 하시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요. 너무 아프거나 정신이 없는 환자들이지요. 그 분들을 다독거리다 보면 등줄기에는 어느새 진땀이 흥건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환자가 고통을 덜고 좋아진 상태로 일반병동으로 옮겨지면 그동안 쌓였던 피로는 싹 사라집니다.”
중환자 치료의 성공은 의술과 환자의 생명력에 달려 있다. 김 간호사는 회복의 공간 중환자실에서 생명이 버틸 수 있도록 환자 곁을 지키며 ‘나이팅게일 선서’를 실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