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랑 술 같이 먹으면 죽을 수 있나” 모텔 연쇄살인범, 범행 전 챗GPT 검색했다 [세상&]

경찰 “피의자, 약물 위험성 사전 인지해”
상해치사→살인 혐의 죄명 변경 檢 송치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 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연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범행 전 해당 약물의 위험성을 생성형 AI ‘챗GPT’에 여러 차례 질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혐의 등을 받는 김모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김씨가 챗GPT에 관련 내용을 검색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전부터 챗GPT에 ‘수면제랑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의 질문을 다수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김씨가 챗GPT에 해당 내용을 물어본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다고 판단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본 근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혐의를 기존 ‘상해치사 등 혐의’에서 ‘살인 등 혐의’로 변경하고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이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이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첫 범행의 대상이 됐던 남성 1명은 의식을 잃었다가 이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자신이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숙취해소제인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에게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약물은 알코올과 함께 섭취할 경우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는 약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의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다량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씨는 첫 범행 이후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하자 이후부터는 약물의 양을 크게 늘려 음료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지난해 12월 14일 첫 범행 이후 피해자가 이틀간 혼수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을 추가로 늘리거나 직접 집에서 약을 타서 준비해 간 정황 등이 확인됐다”며 “살해의 고의가 없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니다 남성들에게 건넨 건 사실”이라면서도 “자게 하려고 한 것일뿐 피해자들이 사망할 줄은 몰랐다”며 살인 혐의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1차 피해가 발생한 이후 약물의 양을 늘렸다는 진술과 챗GPT 검색 기록 등을 종합해 피해자들이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찰에 송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3명 이외에도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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