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기술로 완성하는 에너지 믹스” [세상&]

서울대 공대, ‘이슈&보이스 포럼’ 개최
에너지 정책 이슈 및 기술적 요구 논의


1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310동 엔지니어 하우스에서 열린 ‘이슈&보이스’ 포럼에서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이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대학교 공대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의 장을 열었다.

서울대 공대는 19일 관악캠퍼스 310동 엔지니어 하우스에서 ‘이슈&보이스(Issue & Voice)’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에너지 정책의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 사항을 함께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이규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던 기존 논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과거 석탄·가스 발전소는 필요할 때 전기를 더 만들거나 줄일 수 있어 발전단가가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태양광·풍력처럼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에너지가 늘어나면서 단순히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전체 전력망을 함께 지탱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발전원의 제어 능력 확보 등 6가지의 제도적·기술적 요소를 반드시 미래의 에너지 믹스 계획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또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는 분명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그 부담을 누가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도 “에너지 전환은 발전소를 무엇으로 할지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전기 시스템 전체를 어떻게 설계할지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안병옥 서울대 특임교수는 전기를 생산하는 쪽뿐 아니라 사용하는 쪽도 역할이 필요하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은 공급과 수요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가격과 규칙을 통해 상호작용 하도록 만드는 거버넌스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활용하되 배터리와 결합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도 제시됐다. 윤재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는 전기를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력망을 더 똑똑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설비와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에너지 안보 차원의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심형진 서울대 교수는 “2050 탄소중립 달성과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전원믹스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차세대 원전 기술이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을 통한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명환 한국전력공사 실장은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전원이 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 성능 기준을 제정·운영해 왔다”며 “이제는 발전원뿐 아니라 수요 역시 전력 계통의 구성원으로서 계통 안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들 수요 자원을 전력망 유연화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의 적극적 검토를 제안했다. 최 실장은 “이 같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장과 산업계, 학계의 폭넓은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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