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T 집중 사모대출 펀드 환매 영구중단 결정
엘-에리언 “2007년 금융위기 직전 장면 떠올라”
블루아울 주가 10% 급락…월가 사모펀드 전반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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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위기 경고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보기술(IT)·AI 인프라 대출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대형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이 운용 중인 펀드 1개의 환매를 영구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월가에서는 금융위기 전조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루아울 캐피털은 19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사모대출 펀드 ‘블루아울 캐피털코프Ⅱ(OBDCⅡ)’의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블루아울은 환매와 부채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3개 펀드에서 총 14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블루아울은 AI 데이터센터와 기술 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사모대출 전문 운용사로, 최근 사모대출 건전성 우려와 AI 거품 논란 속에 주가가 1년 새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번 환매 중단 결정이 알려지자 뉴욕증시에서 블루아울 주가는 장중 한때 10% 급락했고,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 아레스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KKR 등 사모대출 비중이 큰 대형 사모펀드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사모대출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급속히 성장했지만, 규제 사각지대와 낮은 투명성으로 위기 시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블루아울은 앞서 OBDCⅡ를 자사의 상장 펀드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환매를 중단했다가, 투자자 반발로 지난해 11월 합병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그로부터 3개월 만에 환매를 아예 영구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다시 커졌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는 2007년 8월을 떠올리게 하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순간일 수 있다”고 적었다. 당시 프랑스 BNP파리바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펀드 환매를 중단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다는 점을 빗댄 것이다.
사모대출 업계에 대한 압박은 AI발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UBS의 매슈 미시 신용전략 책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확산으로 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연내 수백억달러 규모의 기업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실 규모가 기본 시나리오의 2배로 확대될 경우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블루아울 측은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크레이그 패커는 자산을 장부가의 99.7% 수준에 매각했다며 평가 신뢰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