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앞둔 임대사업자 대출 직격탄 예상
은행권 기존 규정과 정합성 문제 지적도
현장선 연장 필요한 차주 문의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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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한 은행 창구의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은희·유혜림·정호원 기자]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규제 강화를 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을 신규 대출과 동일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따른 조치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전면 금지돼 있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임대사업자 신규 대출 규정을 연장에도 그대로 적용하되 시장 충격을 고려해 대상 주택유형을 아파트로 한정하거나 일정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상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4일 오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연다.
앞선 두 차례 회의에서 다주택자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 대출 심사 프로세스 전반을 확인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대출 연장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금융 혜택을 연일 지적하고 있는 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다주택자의 투자 목적 레버리지를 축소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 연장을 사실상 봉쇄하겠다는 의지는 이미 청와대 차원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기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며 확실한 규제 수단 모색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주택 신규 건설과 무관한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0%로 신규 취급이 전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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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요한 것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 구조를 재편하는 일”이라며 투자 목적의 레버리지를 줄이는 정책 방향성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의 차등화와 같은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될 경우 기대수익률은 재평가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다만 세입자 영향이나 시장 충격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대출을 일괄 중단하긴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만기 연장이 막히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데 차주가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세입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것은 물론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가는 등 금융과 부동산 시장 전반이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으로서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의 세부 설계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심하게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제안대로 대출을 분산 상환하도록 하거나 지역·주택 보유 수·주택유형 등에 따라 차등 규제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이미 ‘다주택자 대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띄워 차주 유형별, 대출구조별, 담보유형별, 지역별 등으로 나눠 전 금융권 다주택자 대출 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이 막히면 당장 임대사업자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보통 최초 3~5년의 만기 후 1년마다 이를 연장하는 구조라 만기 도래 물량 비중이 상당해 연장 거절 땐 상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2016년 주담대 분할상환 의무화 전에 취급된 일시상환 방식 주담대의 연장이나 분할상환 구조 전환 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량 자체가 많진 않으나 개별 차주에게는 상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날까지 상호금융권 대출 규모 집계를 마치고 관련 대책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대출 만기연장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대상이나 방법,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구체적안 실행안을 빠르게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가 규제 설계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시장에선 이를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상호금융권이 시중은행보다 느슨한 관리·감독 체계 아래에서 임대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온 만큼 해당 대출이 잠재적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반면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상호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농협을 제외한 신협 등은 지방 조합 비중이 높고 점포 분포도 수도권에 쏠려 있지 않다”며 “자산 구성 측면에서도 임대사업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취급 대출에 현행 규제를 적용할 경우 기존 여신 규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의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모범규준과 주담대 리스크 관리 기준에는 ‘기취급 여신의 연기 및 대환’에 대해 현행 규제 비율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 과정에서 제도 간 충돌 가능성도 함께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 역시 아직 구체적인 대안을 검토한 단계는 아니”라며 “(전문가·업계)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규제 확대를 예고하면서 현장에서는 대출 만기를 앞둔 다주택 차주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조만간 만기 연장이 필요한 다주택 대출 고객의 전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다만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없고 은행의 구체적인 방침도 정해진 게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답변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