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급 확대 기조-재무부담 충돌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등 대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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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청와대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와 함께 공공임대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민간임대 시장이 위축되는 부작용에 대비해 공공 공급으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 공공기관의 임대사업 적자가 눈덩이로 불어나면서 공급확대와 재무 부담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신용 재정렬은 임대 공급 구조의 재편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주택자가 임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공공·준공공 임대 확대 ▷기관형 사업자 육성 ▷거주 목적 장기 고정금리 금융의 체계적 공급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공공의 역할론이 재부상하면서 LH의 공급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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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임대주택 사업을 할 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에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20년 1조6828억원, 2021년 1조8289억원, 2022년 1조8903억원, 2023년 1조8257억원을 기록하다 2024년엔 2조8311억원까지 치솟았다.
호당 발생부채도 증가 추세다. 2021년 8200만원 수준이던 호당 발생부채는 2024년에는 9100만원까지 늘었다. LH가 공공임대 공급의 핵심 축을 맡고 있지만, 사업을 할수록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관리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다 공공 공급 특성상 주변 대비 낮은 보증금·임대료가 책정된다. 노후 주택 증가로 인한 관련 비용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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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 |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SH도 사정은 비슷하다. SH는 2020년 이후 임대주택 사업에서 해마다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SH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구조적으로 적자가 누적될 수 밖에 없다”며 “임대사업에 대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용지를 매각하는 교차보전도 지양하고 있어 재무 부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LH가 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시행자 역할을 맡는 방식으로 2030년까지 6만호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H가 직접시행에 나설 경우 관련 부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대사업 운영 적자 문제는 LH개혁위원회의 방향과 맞물려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임대 공급 구조 재편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축소가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공급 측면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준공공 임대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꼽힌다. 입주민들이 협동조합을 형성해 단지 운영 및 관리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로 국내에서는 ‘위스테이’로 불린다. 시세 대비 20~30% 낮은 임대료와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
현재 위스테이 별내, 위스테이 지축 두곳이 운영 중이다. 위스테이 별내는 최대 1억원대 보증금을 납부하면 월 임대료는 20만~40만원이고 최대 8년까지 임대기간이 보장된다. 국회에서도 지난 11일 위스테이 주택의 지속가능 방안이 논의됐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민간임대주택은 개인 위주로 장기거주가 어렵고, 전세사기와 깡통주택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며 “임대 공급방식 변화가 필요한 가운데 공공지원과 민간 역량이 결합한 고품질 장기임대주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다른 관계자는 “위스테이 사업이 단 몇호라도 공급확대 기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도 육성 의지를 갖고 확대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임대사업자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확대, 임대리츠 등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기업형 사업자를 키울 경우 사업자들이 수익성 확보에 몰두해 세입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