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꺾인 ‘강남불패’…보유세 인상으로 굳히기 들어가나 [부동산360]

강남·서초·송파·용산 일제히 하락
다주택자 압박에 매매 매물 7만건↑
“노도강 등 외곽, 제한적 상승 가능성”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 촉각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값이 2년만에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가격이 2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진데다,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 출회가 나타나면서 집값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이같은 하락 조짐이 서울 전역으로 퍼지느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급격한 집값 상승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곽 지역에서는 제한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5월 9일 이후 제기되는 ‘매물 잠김’ 여부는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 강도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봤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다만 상승 폭으로 보면 4주 연속 둔화세다. 특히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강남3구와 용산구가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구 -0.06%, 서초구 -0.02%, 송파구 -0.03%, 용산구 -0.01%씩 하락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2024년 2월, 나머지 구는 2024년 3월 이후 첫 하락세다.

연초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다주택자를 압박하면서 단기간에 매물이 늘어났고, 급매 위주 거래가 이뤄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1443건으로 최근 한달 사이 27.3%가 늘었다. 성동구(1204→1991건, 65.3%) 송파구(3607→5299건, 46.9%) 광진구(830→1218건, 46.7%) 등을 필두로 모든 자치구에서 매물이 늘었다.

특히 용산 및 강남권의 경우 고강도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산구, 강남3구는 지난 2년간 다른 지역과 격차를 벌리며 집값 독주를 보였던 곳들”이라며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이 차단된 상태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가 예고된만큼 저가 거래,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집값 상승세가 급격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수요가 지속되는만큼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2월 들어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 위주로 거래가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달 26일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노원구로 전체 2236건 중 321건(14.4%)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성북구(182건), 구로구(161건), 은평구(150건) 순이었다.

대출 규제로 접근이 어려운 핵심 지역보다는 실수요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은 곳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 매물 부족까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의 매매 수요는 외곽으로 쏠릴 것이라는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중저가 매물이 포진해있는 곳이나, 경기도 내에서도 용인시 수지, 화성시 동탄구 등 서울 지역 접근성이 높은 곳 위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5월 9일까지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이후 시장 전망은 세제 개편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원 통계가 나온 2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주거용 1주택을 기본으로 주거여부·주택수·가격수준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주겠다”며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는 강력한 금융, 세제, 규제를 통해 매각하는 것이 이익, 버틴 것이 더 손해인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한만큼 추가 대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5월 9일까지 소화되지 못한 매물들은 ‘강제 잠김’이 될 수 있다”며 “세제 개편의 강도에 따라 추가적인 매물 출회 여부가 갈리고, 이에 따라 집값이 다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결과는 향후 서울 정비사업 향방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인허가권자의 영향력이 큰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사업 추진 방향이나 속도가 달라질 경우, 서울시 주택 공급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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