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흔들린 뉴욕증시… 극심한 변동성 끝 혼조 [투자360]

라이트 美 에너지장관 ‘유조선 호위’ 발언 후 삭제
백악관 “해군 호위 사실 없다” 해명에 시장 혼란
S&P500 장중 상승분 반납하며 변동성 확대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석유 저장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의 모습 [연합외신]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동사태 여파로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극심한 변동성 끝에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이란 앞바다의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발언들이 잇따르며 시장의 혼란을 키웠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돌발 발언과 이를 둘러싼 엇갈린 해명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29포인트(0.07%) 하락한 4만7706.5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51포인트(0.21%) 내린 6781.48을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16포인트(0.01%) 오른 2만2697.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이번 분쟁의 핵심 거점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라이트 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미국 해군이 글로벌 시장으로 원유가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이 곧바로 삭제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해군 작전을 에너지부 장관이 공개한 점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중요한 정보를 게시한 뒤 즉시 삭제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커졌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IRGC는 라이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쟁 상황에서 어떤 미국 함정도 오만만,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 감히 접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 역시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국 해군이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사실은 없다”며 라이트 장관의 발언과 선을 그었다. 이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를 유지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의 발언 이후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급락하던 유가는 낙폭을 줄였고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지수는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게시글 삭제 이후 약 한 시간 동안 S&P500지수는 60포인트가량 하락하며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미국 CBS는 미국 정보 당국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에 기뢰를 설치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기뢰 보유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2000~6000발 수준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이유로든 기뢰가 설치됐고 즉각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란은 전례 없는 군사적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군이 기뢰 부설용 선박 10척을 타격해 완파했다고 밝혔다.

매디슨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샌더스 채권 부문 총괄은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시장에는 일정 수준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상황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기술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 업종은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1% 넘게 떨어졌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과 고유가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주도 약세를 이어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3.62%, 델타항공은 2.16% 하락했다.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클라우드 부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오라클의 4분기 매출은 171억9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79달러로 집계됐다. 이 소식에 시간 외 거래에서 오라클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60.7%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기준 63.2%에서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57포인트(2.24%) 하락한 24.9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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