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긴급수혈’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이뤄질까

11일부터 2월 급여·협력사 대금 순차 지급
‘매월 500억 적자’ 재정 악순환 탈출엔 무리
익스프레스 매각 관건…매각액 하락 전망도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홈플러스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수혈받았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재정난의 고리를 끊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알짜’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 성사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이달 4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홈플러스에 투입했다. MBK가 자금 집행을 마친 전날 오후부터 임직원의 2월 급여가 순차적으로 지급됐다. 협력업체 대금도 일부 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자금은 MBK가 홈플러스 운영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3000억원 규모의 회생금융(DIP)의 3분의 1 수준이다. MBK는 자금 조성을 위해 앞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상대로 각 1000억원씩 부담할 것을 요청했으나 실패했다.

MBK는 법정관리 시한(4일)이 다가오던 지난달 말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직접 지원을 결정했다. 자금 집행 과정에서 김병주 MBK 회장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이 담보로 제공됐고,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이 500억원을 지원했다. MBK는 법정관리인 변경 시 1000억원을 대출해 추가 투입하겠다는 입장도 법원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의 재정난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직원 상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매월 거액의 적자가 누적돼 당장 3월 급여부터 다시 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서는 매월 500억원 이상의 운영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급여·수당과 상여금은 각각 6513억원, 753억원에 달한다. 이번 긴급운영자금의 대부분이 급여 지급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력업체의 납품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슈퍼마켓 사업부(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성사에 달리게 됐다. 2004년 출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과 함께 국내 4대 기업형 슈퍼마켓(SSM) 브랜드다. 현재 관심을 보이는 곳으로 대형 유통사, 종합식품·유통사를 비롯해 5개 안팎의 기업이 거론된다.

다만 뚜렷한 진척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각 금액도 당초 MBK가 제안한 3000억원보다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시장 가치는 지난 2024년 MBK가 매각 의사를 밝혔을 당시 약 1조원에서 7000억원 사이로 평가받았으나, 갈수록 하락하는 양상이다. 법원의 법정관리 시한이 5월 4일로 못 박힌 만큼 인수희망자들이 저가 매수를 위해 관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안정적인 분리 매각을 위해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은 통화에서 “익스프레스 매각에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홈플러스 정상화가 아닌 원금 회수에만 혈안이 된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