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신분으로 美 기업 취업해 외화 획득
北 및 제3국 개인 6명·기관 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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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재무부 대북제재 보도자료 [미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 조달과 관련된 불법 IT 취업 네트워크를 겨냥해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중국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여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과 연계된 IT 근로자들이 위조 서류와 도용한 신분을 이용해 미국과 동맹국의 합법적인 기업에 취업하는 조직적 사기를 벌이고 있다며, 이에 가담한 개인 6명과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이들 IT 근로자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2024년 한 해에만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OFAC은 북한 당국이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북한과 연계된 이들이 기업 네트워크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몰래 심어 기밀을 빼돌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제재 대상이 된 기관은 북한의 IT 기업 압록강기술개발회사다. 해외에 파견되는 IT 근로자들을 관리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군사·사업 기술을 사고 파는 불법적 활동을 수행한다고 OFAC은 설명했다.
베트남에 본사를 둔 꽝비엣국제서비스유한회사도 2023년 중반부터 2025년 중반까지 북한 측을 위해 250만 달러를 암호화폐로 환전해준 혐의로 최고경영자인 응우옌 꽝비엣과 함께 제재 대상이 됐다.
이 회사의 환전 내역에 압록강기술개발회사와 연관된 IT 근로자들의 수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개발 과정에서 조달 임무를 담당하며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김세은을 도운 베트남인 2명도 이번 제재 목록에 올랐다고 OFAC은 밝혔다.
김세은이 신분을 도용해 은행계좌를 열고 IT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돈을 세탁할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역할을 한 혐의다.
적어도 2023년부터 라오스 보텐 지역에서 프리랜서 IT 업무를 수행하는 북한 IT 근로자 그룹을 이끈 북한 국적의 윤성국도 제재 대상이 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북한 정권은 해외 IT 요원들이 수행하는 기만적인 수법을 통해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재무부는 이런 악의적인 활동으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자금 추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의 이번 대북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말 중국 방문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OPAC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입국이 금지되며 민·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미미하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조처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제재를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하며 해제를 요구해온 상황이라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와중에 미 재무부가 추가 대북제재를 단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위해 아시아 지역을 찾은 김에 김 위원장도 만나게 될지 아직은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방한 당시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이른바 ‘번개 회동’을 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