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도 “부끄럽다” 경악…백악관서 ‘춤추는 다카이치’에 논란 확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만찬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 만찬 차 방문한 백악관에서 흥에 겨운 듯 춤을 추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본 현지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 등 일본 측 인사들을 초청해 주최한 만찬 사진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가방을 든 채 춤을 추는 다카이치 총리의 모습이 첫 번째 사진으로 올라오며 눈길을 끌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헤비메탈 밴드 엑스 재팬(X-Japan)의 ‘러스티 네일(Rusty Nail)’ 연주에 맞춰 춤을 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찬장 밖에 도착하자 군악대가 러스티 네일을 연주해 줘 크게 감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 엑스(X)]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부끄럽다’,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이라면 좋았을 텐데’, ‘미국이 일본을 얕보니까 이런 사진을 맨 앞에 올리는 것’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서는 한때 ‘#다카이치 사나에는 일본의 수치’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기도 했다.

고노이 이쿠오 다카치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일간 겐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면 협상이 깨지니 칭찬으로 기분을 맞춰주는 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도 “좋아하는 곡이 흘러나온다고 춤을 춘다거나 허그를 하는 행동은 지나치다. 트럼프에게 ‘사나에를 길들이는 건 간단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방미 일정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전시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으로도 논란에 휩싸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걷던 중 바이든 전 대통령 얼굴 대신 ‘오토펜’ 사진이 걸린 것을 보고 활짝 웃었다. 해당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의혹을 부각하면서 바이든을 조롱하려는 취지에서 건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 장소를 타국 정상에게 보여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급한 의도를 알고 있을 테니 보통이라면 반응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겠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오히려 바이든 전 대통령 조롱에 동조하며 맞장구쳤다”, “너무 끔찍해서 처음에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상인 줄 알았다”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카바사와 요헤이 입헌민주당 소속 지바시의회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초상화를 보고 비웃는 다카이치 총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인간적으로 한심하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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